본문 바로가기

마음건강148

봄꽃 시모음/ 남정림 '4월의 꽃', 나태주 '봄의 사람', 정호승 '봄을 따르라', 정연복 '벚꽃의 생', 구양숙 '봄날은 간다' 짧은 것이 봄이라고. 어느덧 4월도 중순을 넘어가고 있다. 찬란한 봄이기에, 너무도 아름다운 봄이기에, 그래서 더 슬퍼지는 걸까. 주말, 자전거를 타고 나 혼자 여행을 떠났다. 그때 찍은 사진들을 보고 있으니, 벌써 봄이 그립다. 오늘은 봄과 봄꽃에 관한 시들을 모아보았다. ■봄, 봄꽃 시 모음 4월의 꽃 - 남정림 4월의 꽃밭에서 가장 반가운 꽃은 꽃 피우지 못할 것 같았던 그 꽃 4월의 꽃밭에서 가장 달콤한 꽃은 꽃 피우며 온몸으로 아팠던 그 꽃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그 꽃 바로 너 봄의 사람 - 나태주 내 인생의 봄은 갔어도 네가 있으니 나는 여전히 봄의 사람 너를 생각하면 가슴속에 새싹이 돋아나 연초록빛 야들야들한 새싹 너를 떠올리면 마음속에 꽃이 피어나 분홍빛 몽글몽글한 꽃송이 네가 사는 세.. 2024. 4. 16.
4월의 시 모음 / 김상아, 목필균, 권영상, 도지현, 오세영 이제, 4월이다. 4월은 봄이다. 봄의 중심이다. 주위를 보라. 푸릇푸릇 돋아나는 새싹들과 분홍색, 빨간색, 노란색 꽃들이 흐드러진다. 노래하자. 4월을, 봄을. 오늘은 좋은 계절, 4월을 노래한 시인들의 좋은 시를 모았다. ■4월의 좋은 시 모음 4월 아침 - 김상아 오래 잊고 있던 아련한 기억이 너로 인해 목련꽃 만개하듯 가슴에 피어오른다 너를 만나고 있으면 사랑하는 이의 촉촉한 눈망울에서 새어 나오는 고요한 울림으로 이내 맑은 시냇물이고 삶은 시금치 빛깔의 네가 그리도 좋아 간절한 그리움의 늪에서 첫사랑의 그림자 같은 너를 붙들고 네가 떠나갈까 가늘게 신음한다 너만 곁에 있다면 너만 곁에 있다면 4월 - 목필균 벚나무 바라보다 뜨거워라 흐드러진 꽃잎에 눈을 다친다 저 여린 향기로도 독한 겨울을 견뎠.. 2024. 3. 28.
봄비 시 모음/ 류시화, 양광모, 정호승, 심훈, 이승복, 김하인 올해는 유난히 봄비가 잦다. 사무실 창밖으로 내리는 봄비. 창을 타고 내리는 봄비. 봄비는 하던 일을 멈추고 커피를 마시게 한다. 비는, 봄비는 그렇게 나를 적신다. ■마음을 적시는 봄비 모음 봄비 속을 걷다 - 류시화 봄비 속을 걷다 아직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 봄비는 가늘게 내리지만 한없이 깊이 적신다 죽은 자는 더이상 비에 젖지 않는다 허무한 존재로 인생을 마치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봄비 속을 걷다 승려처럼 고개를 숙인 저 산과 언덕들 집으로 들어가는 달팽이의 뿔들 구름이 쉴새없이 움직인다는 것을 비로소 알고 여러 해안에 평온을 되찾다 봄비 -양광모 심장에 맞지 않아도 사랑에 빠져 버리는 천만 개의 화살 그대, 피하지 못하리 봄비 -정호승 어느날 썩은 내 가슴을 조금 파보았다 흙이 조금 남아 있었다 .. 2024. 3. 25.
오늘의 유머 "물고기가 화장실을 다녀오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카페 중의 하나. 덕수다방. 이전에도 한 번 소개했었다. 어제, 하루 휴가를 내어 아내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식사 후에 꼭 먹어야 하는 것. 덕수 다방의 팥빙수. 인절미 팥빙수가 먹고 싶어서 들렀다. 그리고 그곳에서 재미난 넌센스 퀴즈를 보고선 빵! 터졌다. 여러분도 한 번 맞춰보시길. ■넌센스 문제 ①일본 주부가 밥 하기 싫을 때 하는 말은? ②프랑스에서 빨래를 널 때 하는 말은? ③물고기가 화장실을 다녀오면? ④아이스크림이 가수가 될 수 없는 이유는? ⑤김을 절대 구우면 안 되는 이유는? ⑥반성문을 영어로 하면? ⑦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왕은? 답을 알겠는가? 나는 솔직히 하나도 못 맞혔다. 답을 보고 나서야 아하! 하며 웃었을 뿐. 조금 더 시간을 줄 터이니 맞춰보시길. 아예 .. 2024. 3. 22.
은둔청년들에게 보내는 마음들 모음 아침 출근길에 기사를 봤다. '30대 은둔청년이 털어놓은 속내'라는 기사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에 은둔해 버린 청년들의 속내를 다뤘다. 나는 잠시 글을 읽다가, 댓글이 궁금했다. 사람들은 이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댓글들은 따뜻했다. 그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그 응원의 메시지. 은둔청년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마음들을 모아보았다. ■은둔청년들에게 보내는 댓글 모음 toda**** 좋은 학벌에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많은 사람들도 여러 순간 여러분들과 비슷한 고민을 합니다. 그냥 좀 넘어져도 괜찮고 잘못해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그저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너무 잘하려고 안 하셔도 됩니다. rang**** 인생의 매 단계마다 이루어야 할 것들을 정해놓고 그걸 이루지.. 2024. 3. 18.
마음을 두드리는 '봄 시' 모음/ 나태주, 천양희, 김승기, 김근이, 송정숙 아직은 쌀쌀하지만, 나뭇가지 사이 꽃망울들이 빼꼼히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화려한 계절 봄. 그 향연 준비가 물밑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봄. 생각만 해도 설레이는 봄. 봄을 노래한 시들을 읽어 본다. ■봄 시 모음 혼자서 - 나태주 무리지어 있는 꽃보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이 도란도란 더 의초로울 때가 있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보다 오직 혼자서 피어 있는 꽃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가 있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 너에게 쓴다 - 천양희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꽃 진 자리 잎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잎 진 자리 새가 앉는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2024. 3. 13.
3월의 시 모음 2/ 남정림 "3월의 행복" 양광모 "3월 예찬" "봄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해인 "3월의 바람" 최영희 "3월에는" 눈이 펑펑 내리던 것이 엊그제인데, 오늘은 웬일로 봄햇볕이다. 점심 먹고 내가 좋아하는 담벼락 앞에 섰다. 맑은 공기를 뚫고 쏟아지는 따스한 햇살. 겨울은 끝났는가? 다시 오지는 않겠지? 조심스레 확인하며 살며시 작별의 인사를 고한다. 봄. 봄. 봄... 입 속에서 천천히 맴돌다 기어이 터져 나오는 봄. 봄이여 오라. 찬란한 봄이여, 오라. ■3월의 시 3월의 행복 - 남정림 소박한 소망의 풀씨 보듬고 살얼음 언 강을 건너온 당신에게 고맙다는 따스한 말 한마디 건네고 싶은 3월이에요 내일도 내 것이 아닌 듯 내 일도 내 것이 아닌 듯 한 뼘의 여유를 햇살에 허락하고 꽃망울 터뜨릴 틈새를 열어주는 3월을 꿈꾸고 있어요 꽃을 만날 기다림과 설렘으로 소망의 문 활짝 열어젖히니 아직 꽃 없는 꽃길을 걸어도 행복.. 2024. 2. 26.
2월의 시 모음/함영숙, 김종해, 서윤덕, 홍수희, 임우성, 강영은 2월의 시 -함영숙 겨울 껍질 벗기는 숨소리 봄 잉태 위해 2월은 몸 사래 떨며 사르륵 사르륵 허물 벗는다. 자지러진 고통의 늪에서 완전한 날, 다 이겨내지 못하고 삼일 밤낮을 포기한 2월 봄 문틈으로 머리 디 밀치고 꿈틀 꼼지락거리며 빙하의 얼음 녹이는 달 노랑과 녹색의 옷 생명에게 입히려 아픔의 고통, 달 안에 숨기고 황홀한 환희의 춤 몰래 추며 자기 꼬리의날 삼일이나 우주에 던져버리고 2월은 봄 사랑 낳으려 몸 사래 떤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밀물져야.. 2024. 1. 31.
im mute 카페에서 만난 mute의 깊은 의미 회사 근처에 특이한 카페가 하나 있다. 자신을 거의 드러내지 않은 카페. 그래서 이게 카페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간판 또한 눈에 띄지 않고 입식 간판에 조그맣게 immute라고만 적혀있다. 창 안으로 몇 사람이 앉아 커피를 마시는 모습에 '아, 카페구나' 아는 정도다. 어떻게 읽지? '임뮤트' 아니면 '아임 뮤트'? 궁금하여 찾아보았다. 두 개 다 맞을 듯하다. 일단은 '아임 뮤트'다. 그런데 또 안 쪽에 들어가 보면 '뮤트' 공간과 '임뮤트' 공간이 나뉜다. 뮤트. 보통 '음소거'를 우리는 뮤트라고 말한다. 사전적으로는 '무언의', '말이 없는', '벙어리'라는 뜻이 있다. '아임 뮤트'. 나는 벙어리라는 뜻은 설마 아니겠지...? 궁금하다. 이 수상한 카페에 대해 정보를 더 찾아보다 mute의.. 2024. 1. 1.
1월의 시 모음 2 / 박인건 "1월", 오세영 "1월", 안재동 "1월의 해와 하늘", 신경림 "정월의 노래", 정연복 "새해 아침에" 새해다. 1월이다. 또 어떤 즐겁고 흥미로운 일들이 내게 올까? 두근두근 심장이 설레고 있다. 1월의 차오르는 감성들을 시로 만나보자. 아래는 읽고 좋았던 시들을 모은 것이다. ■1월의 좋은 시 모음 1월 - 박인건 삼백 육십 오리의 출발선에서 이미 호각은 울렸다. 힘차게 달리는 사람과 천천히 걷는 사람과 이제 첫 걸음을 떼는 틈에서 나도 이미 뛰고 있다. 출발이 빠르다고 먼저 도착하는 것도 아니고 걸음이 더디다고 꼴찌를 하는 것도 아니다. 먼저 핀 꽃이 일찍 시들고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기도 하다. 머나 먼 미로에 네비게이션 없이 가는 나그네 절망의 숲을 통과한 후 메마른 대지를 터벅걸다 그 지루한 날들을 견디며 컴컴한 밤길이 두려워도 밤하늘의 별 빛을 따라 새 아침의 그날을 맞아야 한다. 마음은 이.. 2023. 12. 31.
12월의 시, 겨울시 모음2 (정재삼, 정용철, 목필균, 김사랑, 안성란, 정연복) 이제 달력이 1장 남았다. 참 빠르다. 항상 느끼지만 또 느낀다. 빠르다! 아쉬움이 크지만 느끼는 감정은 아쉬움만이 아니다. 다양한 느낌들을 시인들은 어떻게 노래했을까? 12월을 노래한 시인들의 시 몇 편을 선별하여 올려본다. ■12월 시 모음 12월의 엽서 - 정재삼 지구 한 점(點)의 구석에 지금 내가 12월의 엽서를 받아 들고 섰다 가을이 빠져나간 시린 그 자리에 빼곡 담겨있는 사연들 중 가슴 아픈 사연들이 가슴 속 저며 든다 따뜻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그리운 12월 올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누구나 한번쯤 사랑의 손길을 내어 보라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행복한 12월 - 정용철 나는 12월입니다. 열한 달 뒤에서 머무르다가 앞으로 나오니 친구들은 다 떠나고 나만 홀로 남았네요. 돌아설 수도, 더 갈.. 2023. 11. 26.
11월의 시 2 좋은 시 모음(이채, 김용택, 홍경임, 윤보영) 11월을 코 앞에 두고 북한강과 홍천에 다녀왔다. 일명 가을여행. 가을 향기 물씬나는 풍경에 마음이 둥둥 떠올랐다. 가을은 역시 색감이 있고, 거기에 스미는 마음이 있다. 그런 마음들을 담은 시 몇 편을 소개한다. 11월에 꿈꾸는 사랑 - 이채 천 번을 접은 가슴 물소리 깊어도 바람소리 깃드는 밤이면 홀로 선 마음이 서글퍼라 청춘의 가을은 붉기만 하더니 중년의 가을은 낙엽 지는 소리 옛 가을 이젯 가을 다를 바 없고 사람 늙어감에 고금이 같거늘 나는 왜, 길도 없이 빈 들녘 바람처럼 서있는가 모든 것이 그러하듯 영원한 내 소유가 어디 있을까 저 나무를 보라 가만가만 유전을 전해주는 저 낙엽을 보라 그러나 어느 한 순간도 어느 한 사람도 살아감에 무의미한 것은 없으리 다만 더 낮아져야 함을 알뿐이다. 11.. 2023. 10. 30.
10월의 시 모음/ 이해인 '10월 엽서' 목필균 '10월의 편지' 나태주 '가을 여행' 박노해 '가을은 짧아서' 10월이라는 단어를 자판으로 치자니, 마음 한편이 먹먹하다. 벌써 10월? 벌써 가을? 내 마음은 시간과 동행하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러있는데... 10월. 그래, 마음을 꼬드기자. 좋은 시를 읽어주며 마음 꼬드겨 가을로 향하자. ■10월의 좋은 시 모음 10월 엽서 / 이해인 사랑한다는 말대신 잘 익은 석류를 쪼개 드릴게요 좋아한다는 말 대신 탄탄한 단감 하나 드리고 기도한다는 말 대신 탱자의 향기를 드릴게요 푸른 하늘이 담겨서 더욱 투명해진 내 마음 붉은 단풍에 물들어 더욱 따뜻해진 내 마음 우표 없이 부칠 테니 알아서 가져가실래요? 서먹했던 이들끼리도 정다운 벗이 돌 것만 같은 눈부시게 고운 10월 어느 날 10월의 편지 / 목필균 깊은 밤 별빛에 안테나를 대어놓고 편지를 씁니다. 지금, 바람결에 .. 2023. 9. 26.
즐겁게 사는 법을 알아보자 오늘 읽은 글 중에서 가장 나에게 와닿는 글이 있어 잠깐 소개한다. 즐겁게 사는 법. 흔하디 흔한 주제. 하지만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주제다. 그런데 문제는 언제나 실천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즐겁게 사는 법'은 간단하고도 공감되며, 그래서 쉽게 실천할 수 있어서 좋다. 한 번 알아보고, 실천해 보자. ■즐겁게 사는 법 ①지금 하는 한 가지에 집중하라 ②중요도를 정해, 중요한 일부터 먼저 하라 ③타인과의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라 ④작은 계획을 실천 달성했을 때 자축하라 ⑤성공도 실패도 언제나 존재한다. 그러려니 하라. ①지금 하는 한 가지에 집중하라 밥 먹을 때 밥만 먹자. 밥 먹을 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나를 발견한다. 그러니 진짜 밥맛은 느끼지 못하고 먹는다. 예전에 허영만 선생의 '.. 2023. 9. 4.
9월의 시 모음/ 나태주 '9월이' 이외수 '9월' 임영준 '9월이 오면' 정연복 '9월 첫날의 시' 조미경 '9월의 아침' 시간이... 빠르다. 참 빠르다. 벌써 9월이라니. 하루가 길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한달이 짧고 일년조차도 짧다. 그런 나이인가 보다. 오늘은 9월의 좋은 시를 모아보았다. ■9월의 좋은 시 모음 9월이 - 나태주 9월이 지구의 북반구 위에 머물러 있는 동안 사과는 사과나무 가지 위에서 익고 대추는 대추나무 가지 위에서 익고 너는 내 가슴속에 들어와 익는다 9월이 지구의 북반구 위에서 서서히 물러가는 동안 사과는 사과나무 가지를 떠나야 하고 너는 내 가슴속을 떠나야 한다 9월 - 이외수 가을이 오면 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 간이역 투명한 햇살 속에서 잘디잔 이파리마다 황금빛 몸살을 앓는 탱자나무 울타리 기다림은 사랑보다 더 깊은 아픔으로 밀려드나니 그대 이름 지우고 종일토록 내 마음 눈시린.. 2023. 8. 29.
8월의 좋은 시 모음/ 이정순 "8월의 여름"/ 이채 "8월에 꿈꾸는 사랑"/ 오세영 "8월의 시" 여름의 중앙. 여름을 대표하는 달, 8월. 오늘은 8월을 노래한 시, 3편을 소개한다. ■8월의 시 모음 8월의 여름 - 이정순 빠알간 수박이 냄새를 풍기며 접시에 누워있다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이마에 땀방울 맺히는 여름 빠알간 수박이 더위를 식혀준다. 매미 소리 귓가에 들리고 뭉게구름 하늘에 떠 있는 날 바다가 그리워지는 여름 청포도 주저리주저리 열려 포도 향기 폴폴 나고 바지랑대 위 잠자리 꼬리를 치켜세우는 8월의 여름이다 8월에 꿈꾸는 사랑 - 이채 여름 하늘은 알 수가 없어라 지나는 소나기를 피할 길 없어 거리의 비가 되었을 때 그 하나의 우산이 간절할 때가 있지 여름 해는 길이도 길어라 종일 걸어도 저녁이 멀기만 할 때 그 하나의 그늘이 그리울 때가 있지 날은 덥고 이 하루가 버거울 때 이미 강.. 2023. 7. 26.
비에 관한 시 모음/ 강은교 "빗방울 하나가"/ 목필균 "소나기"/ 이창훈 "폭우"/ 용혜원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비의 계절인가 보다. 매일 비가 내린다. 일기예보는 필요치 않다. 느닷없이 내리는 비에 깜짝 놀라는 사람들. 그러려니, 우산을 여유롭게 펴는 사람들. 비는 그렇게, 모두에게 내리고 있다. 오늘은 비에 관한 시를 소개한다. ■비에 관한 시 모음 빗방울 하나가 - 강은교 무엇인가 창문을 두드린다 놀라서 소리나는 쪽을 바라본다 빗방울 하나가 서 있다가 쪼르르 떨어져 내린다 우리는 언제나 두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이 창이든, 어둠이든 또는 별이든 소나기 - 목필균 언제 누가 내게 이렇게 시원한 발자국을 남겼으리 선 채로 거센 빗발에 온전히 젖다 보면 다 풀어져 버릴 두루마리 같은 상념들 확실한 흔적 목줄기까지 젖어오는 내 안의 그리움들 떠내려간 하루는 오히려 짧다 폭우 - 이창훈 지금껏 나의 사랑은 그런 것.. 2023. 7. 11.
7월의 좋은 시 모음/ 목필균 "7월"/손광세 "땡볕" 7월. 7월이라... 7월을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서럽다. 벌써 한 해의 절반을 지났다고? 왜 이리 야속한 마음이 앞서는지. 마음이 여리디 여린 시인들은 이 7월을 어떻게 노래했을까? 오늘은 목필균 시인과 손광세 시인의 시를 적어본다. 7월 - 목필균 한 해의 허리가 접힌 채 돌아선 반환점에 무리 지어 핀 개망초 한 해의 궤도를 순환하는 레일에 깔린 절반의 날들 시간의 음소까지 조각난 눈물 장대비로 내린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폭염 속으로 무성하게 피어난 잎새도 기울면 중년의 머리카락처럼 단풍 들겠지 무성한 잎새로도 견딜 수 없는 햇살 굵게 접힌 마음 한 자락 폭우 속으로 쓸려간다 땡볕 -손광세 7월이 오면 그리 크지 않는 도시의 변두리쯤 허름한 완행버스 대합실을 찾아가고 싶다. 죽이 다 된 캐러멜이랑 .. 2023. 6. 30.
천양희 시인의 '참 좋은 말', 내 마음에 닿았다/ 천양희 프로필 첨부 고등학생인 딸의 국어시험문제지를 보다가, '참 좋은' 시를 만났다. 좋은 시가 따로 있겠냐마는, 그냥 읽는 것만으로 무언가가 내 마음에 전해졌다. 천양희 시인의 '참 좋은 말'. 나의 학창 시절에는 천양희 시인의 시를 만나볼 수 없었다. 그래서 나에게는 처음 보는 시. 더 깊은, 더 많이 함축된 여러 의미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그저 읽었다. * 참 좋은 말 - 천양희 내 몸에서 가장 강한 것은 혀 한 잎의 혀로 참, 좋은 말을 쓴다. 미소를 한 600개나 가지고 싶다는 말 네가 웃는 것으로 세상 끝났으면 좋겠다는 말 오늘 죽을 사람처럼 사랑하라는 말 내 마음에서 가장 강한 것은 슬픔 한 줄기의 슬픔으로 참, 좋은 말의 힘이 된다 바닥이 없다면 하늘도 없다는 말 물방울 작으나 큰 그릇 채운다는 말 .. 2023. 6. 2.
6월의 좋은 시 모음/ 윤보영 "6월 편지"/김용화 "한낮"/김용택 "6월" 6월은 우리에게 어떤 달일까? 시인들은 6월을 어떻게 노래했을까? 6월을 노래한 시들을 선별해서 모아 보았다. ■6월의 시 모음 6월 편지 -윤보영 6월에는 편지를 적겠습니다 푸른 들판처럼 싱싱한 내 그리움을 몽땅 꺼내 놓고 초록 편지를 적겠습니다. 미소도 있을 테고 안타까움도 있겠지만 마음 가는대로 적어지게 그냥 두어야겠습니다 편지를 다 적고나면 다시 읽지 않겠습니다. 적힌대로 보내겠습니다 편지를 적고 있는 지금 보고 싶어 눈물이 핑도는 이 순간도 편지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으니까요 6월에는 적힌 그대로 그대에게 보낼 초록 편지를 적겠습니다 답장 대신 그대 미소를 생각하며 바람편에 그 편지를 보내겠습니다. 한낮 -김용화 눈부신 유월의 하늘 대지의 중심 깊숙이 뿌릴 박고 환희의 절정에서 숨죽이는 나무들 .. 2023. 5. 18.
5월의 좋은 시/ 목필균 5월 어느날/ 황금찬 5월의 노래 5월 어느날 -목필균 산다는 것이 어디 맘만 같으랴. 바람에 흩어졌던 그리움 산딸나무꽃처럼 하얗게 내려앉았는데 오월 익어가는 어디쯤 너와 함께 했던 날들 책갈피에 접혀져 있겠지. 만나도 할 말이야 없겠지만 바라만 보아도 좋을 것 같은 네 이름 석 자. 햇살처럼 눈부신 날이다 목필균 -춘천교대 졸업 -성신여대 대학원 국어교육과 졸업 -2001 서울 숭례 초등학교 교사 -한국시인협회, 우이동 시낭송회 회원 시인 목필균은 1995년 '문학 21' 신인상을 수상했다. 5월의 노래 -황금찬 언제부터 창 앞에 새가 와서 노래하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심산 숲내를 풍기며 5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나도 모르고 있었다 저 산의 꽃이 바람에 지고 있는 것은 나도 모르고 꽃잎 진 빈 가지에 사랑이 지는 것도 나.. 2023. 4. 24.
4월의 시 '4월의 노래/정연복' '사월에 걸려 온 전화/정일근' 4월의 노래 - 정연복 꽃들 지천으로 피는데 마음 약해지지 말자 나쁜 생각은 하지 말자. 진달래 개나리의 웃음소리 크게 들리고 벚꽃과 목련의 환한 빛으로 온 세상 밝은 4월에는 그냥 좋은 생각만 하며 살자. 한철을 살다 가는 꽃들 저리도 해맑게 웃는데 한세상 살다 가는 나도 웃자 환하게 웃자. 사월에 걸려 온 전화 - 정일근 사춘기 시절 등교길에서 만나 서로 얼굴 붉히던 고 계집애 예년에 비해 일찍 벚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일찍 핀 벚꽃처럼 저도 일찍 혼자가 되어 우리가 좋아했던 나이쯤 되는 아들아이와 살고 있는, 아내 앞에서도 내 팔짱을 끼며, 우리는 친구지 사랑은 없고 우정만 남은 친구지, 깔깔 웃던 여자 친구가 꽃이 좋으니 한 번 다녀가라고 전화를 했습니다 한때의 화끈거리던 낯붉힘도 말갛게 .. 2023. 4. 11.
목련 시 "목련 꽃 피는 봄날에/용혜원" 점심 먹고 회사로 오는 길. 목련 꽃이 활짝 피었다. 지난주만 해도 아직 꽃봉오리만이었는데, 벌써 만개했다. 봄은 그렇게 빨리 온다. 휴대폰을 들어 사진을 찍는다. 해마다 이곳 담장 밑 목련 꽃을 찍지만, 해마다 마음은 새롭다. 올해 목련 꽃이 작년의 목련 꽃과 같지 않듯이, 나도 내 마음도 작년의 그것과는 같지 않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용혜원 시인님의 시 하나가 떠올랐다. 기분이 좋아졌다. 목련 꽃 피는 봄날에 - 용혜원 봄 햇살에 간지런 타 웃음보가 터진 듯 피어나는 목련 꽃 앞에 그대가 서면 금방이라도 얼굴이 더 밝아질 것만 같습니다. 삶을 살아가며 가장 행복한 모습 그대로 피어나는 이 꽃을 그대에게 한아름 선물할 수는 없지만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기쁨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봄날은 낮은 낮 .. 2023. 3. 20.
3월의 시/용혜원, 이채 3월 - 용혜원 봄이 고개를 쑥- 내밀기에는 아직은 춥다 겨울이 등을 돌리고 확- 돌아서기에는 아직은 미련이 남아 있다 뼈만 남은 나무들이 봄을 기다리고 있다 연초록과 꽃들의 행진을 눈앞에 그리며 기다림과 설렘으로 가득한 계절이다 땅속에 햇살이 따사로운 봄을 기다리는 새싹 눈빛이 가득하다 3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채 봄바람이 머물고 간 자리마다 싹이 트고 잎이 돋듯 당신이 걸어온 길마다 꽃이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그토록 소망하는 기쁨의 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만큼은 당신과 동화의 나라에서 꽃들과 새들과 숲 속의 오솔길을 거닐고 싶습니다 하늘 한 번 쳐다볼 사이 없이 땅 한 번 내려다볼 사이 없이 나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세월은 빠르고 쉬이 나이는 늘어갑니다 포기하고 잊어야 했던 지난날이 .. 2023. 3. 6.
임재범 비상 가사가 좋아서 적고 읽어 본다 딸아이는 2007년생이다. 그런 그 아이가 임재범의 비상을 흥얼거리고 있다. 임재범의 비상은 1997년에 발매되었는데 말이다. 비상 -임재범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는 순간이 있지. 그렇지만 나는 제자리로 오지 못했어. 되돌아 나오는 길을 모르니. 너무 많은 생각과 너무 많은 걱정에 온통 내 자신을 가둬두었지. 이젠 이런 내 모습 나조차 불안해 보여. 어디부터 시작할지 몰라서. 나도 세상에 나가고 싶어. 당당히 내 꿈들을 보여줘야 해.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하늘로 더 넓게 펼쳐 보이며 날고 싶어. 감당할 수 없어서 버려둔 그 모든것 나를 기다리지 않고 떠났지. 그렇게 많은 걸 잃었지만 후회는 없어. 그래서 더 멀리 갈 수 있다면. 상처받는 것보단 혼자를 택한 거지 고독이 꼭.. 2023. 2. 7.
'슬픔이 기쁨에게' 정호승 시인의 詩를 읽으며 슬픔이 기쁨에게 - 정호승 나는 이제 너에게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지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 죽을 때 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 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위에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길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1979. 창작과 비.. 2023. 1. 29.
2월의 시 / 목필균, 이희숙, 정성수, 김해정, 이향아, 윤보영 2월 - 목필균 바람이 분다 나직하게 들리는 휘파람 소리 굳어진 관절을 일으킨다 얼음새꽃 매화 산수유 눈 비비는 소리 톡톡 혈관을 뚫는 뿌리의 안간힘이 내게로 온다 실핏줄로 옮겨온 봄기운으로 서서히 몸을 일으키는 햇살이 분주하다 2월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 이희숙 2월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별이 서툰 자를 위해 조금만 더 라는 미련을 허락하기 때문이고 미처 사랑할 준비가 되지 않은 이에게는 아직은 이라는 희망을 허락하기 때문이고 갓 사랑을 시작한 이들에게는 그리운 너에게로 거침없이 달려가는 따스한 가슴을 허락하기 때문이다 2월 시 - 정성수 자, 2월이 왔는데 생각에 잠긴 이마 위로 다시 봄날의 햇살은 내려왔는데 귓불 에워싸던 겨울 바람소리 떨치고 일어나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저 지평선.. 2023. 1. 17.
인간관계 명언 보다 더 현실적인 조언들 모음 세상에 어려운 것이 바로 인간관계다. 그래서 도움이 될까 싶어, 인간관계 명언들을 찾아보곤 한다. 하지만 명언은 명언일 뿐,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도 많다. '좀 더 현실적인 조언은 없을까?' 그래서 찾아보았다. ■인간관계에 도움이 되는 보다 현실적인 조언들 1. 말을 줄이자. 이상하게 나이 들어가면서 말이 길어진다. 한 마디면 될걸, 두 마디 세 마디 말이 길어진다. 이것은 듣는 사람을 힘들게 하고 사람을 멀어지게 한다. 나의 말을 듣는 사람이 만약 나보다 어린 사람라면 내 말이 길어지는 순간, 나는 '꼰대'가 된다. 말이 더 하고 싶더라도 '꾹' 참자. 수다는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2. 모든 사람이 날 좋아할 필요는 없다. 20%는 아무 이유 없이 날 싫어하는 것이 정상분포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2023. 1. 16.
1월의 시 모음/ 이채, 목필균, 오세영, 배귀선, 문정희, 박인걸, 안재동, 이외수 중년의 가슴에 1월이 오면 - 이채 시작이라는 말은 내일의 희망을 주고 처음이라는 말은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지요 두려움 없이 용기를 갖고 꿈을 키울 때 그대, 중년들이여! 꿈이 있는 당신은 늙지 않습니다 뜻이 있어도 펼치지 아니하면 문은 열리지 아니하고 발이 있어도 걷지 아니하면 길은 가지 않습니다 책이 있어도 읽지 아니하면 무지를 면치 못하고 뜰이 있어도 가꾸지 아니하면 꽃은 피지 않겠지요 부지런한 사람에겐 하루해가 짧아도 게으른 사람에겐 긴 하루가 지루해 생각은 있어도 실천이 없다면 애당초 없는 생각과 무엇이 다를까요 다시 돌아가 처음으로 돌아가 그대, 중년들이여! '이 나이에 뭘 하겠어'라는 포기의 말은 하지 않기로 해요 1월 - 목필균 새해가 밝았다 1월이 열렸다 아직 창밖에는 겨울인데 가슴에.. 2022. 12. 27.
장기하 그건 니 생각이고 가사 첨부 고등학교 친구들과 연말 모임을 가졌다. 그러다 한 친구가 말했다. "그 노래 들어봤어? 장기하의 그건 니 생각이고." 들어본 적이 없다. 그 친구는 꼭 들어보라고 했다. 정말 공감될 거라고. 사는 건 그런 거라고 했다. 도대체 어떤 노래이길래, 어떤 가사이길래. 장기하의 노래, '그건 니 생각이고'를 찾아보았다. ☞아래 장기하 사진을 클릭하면, 곧바로 '그건 니 생각이고'를 들을 수 있다. ♣그건 니 생각이고 가사 이 길이 내 길인 줄 아는 게 아니라 그냥 길이 그냥 거기 있으니까 가는 거야 원래부터 내 길이 있는 게 아니라 가다보면 어찌어찌 내 길이 되는 거야 이 길이 내 길인 줄 아는 게 아니라 그냥 길이 그냥 거기 있으니까 가는 거야 원래부터 내 길이 있는 게 아니라 가다보면 어찌어찌 내 길이 되는.. 2022. 1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