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폭탄의 아버지, 오펜하이머.
원자폭탄으로 전쟁이 종식되고 해방을 맞은 광복절에 그의 영화 '오펜하이머'를 보았다.
의도적이었을 것이다.
8월 15일 광복절에 '오펜하이머'를 개봉한 것은.
거기에 부응하듯 나와 아들은 아침 8시에 메가박스 킨텍스점에서 관람하였다.
(사실은 tvN '알뜰별잡'을 통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패널들과의 대화 속에서 '참 멋진 감독이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개봉하면 꼭 보러 가기로 마음먹었었다.)
무려 3시간의 상영시간.
흑백과 컬러의 교차 스크린.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 플롯.
결코, 팝콘처럼 즐기기에는 쉽지 않은 영화다.
하지만 의외로 누구나 빠져드는 영화다.
오늘은 영화 '오펜하이머'를 아마추어인 내가 느낀 대로, 아니 조금은 전문가 흉내를 내며 리뷰해 본다.
■영화 오펜하이머 리뷰
*재미: 80점
*감동: 85점
*음미: 90점
*전체: 흐음... 85점.
(한 번으로는 완전히 이해하기 힘든 영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어보거나, 전문가의 리뷰를 본 다음 다시 본다면 또 다를 듯하다.)
3시간의 상영시간을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눠볼 수 있었다.
전반부는, 원자폭탄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폭탄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와 그의 조력자들의 모습이 잘 표현되었다.
그의 조력자들이라고 말했지만, 우리가 흔히 '천재'라고 불리는 과학자들이 대거 나왔다.
아인슈타인, 리차드 파인만, 폰 노이만, 닐스 보어, 애드워드 텔러...
그 시대는 과학천재들의 전성기였지 싶다.
(흑백 스크린의 효과 때문인지, 그 당시의 천재들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실제로 엿보고 있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재미를 더하는 지식>
이 당시 미국이 만든 원자폭탄은 총 3개였다.
우라늄 원자폭탄이 하나, 플루토늄 폭탄이 두 개였다.
그중 플루토늄 폭탄이 영화 속 핵실험인 '트리니티 핵실험'에 사용되었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히로시마에 투하된 '리틀보이'라 불리는 원자폭탄은 우라늄 원자폭탄이다.
나머지 하나인 플루토늄 폭탄은 '팻맨'이라고 불렸으며 나가사키에 투하되었다.
즉, 미국은 만든 원자폭탄 3개를 모두 사용하였다.
후반부는 원자폭탄을 만든 오펜하이머를 청문회를 통해 낱낱이 해부하고 괴롭히는 모습들이 보였다.
이것은 마치 오펜하이머가 신으로부터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인류를 위해 불을 훔쳤지만, 프로메테우스는 그 대가로 끔찍한 형벌을 받는다.
그는 원자폭탄으로 2차 세계대전을 종전시킨 영웅이지만, 수많은 민간인을 죽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를 괴롭히는 고문관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루이스 스트로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다.
루이스 스트로스는 오펜하이머를 청문회를 통해 몰아내려 하고, 또한 성공한다.
이 영화는 오펜하이머와 그를 '맨해튼 프로젝트'의 수장으로 임명한 그로브스 중장(맷 데이먼), 그의 숙적 루이스 스트로스가 주가 되어 이끌어 나간다. 그리고 그 시대가 나은 천재들이 대거 등장하며 불가능할 것 같았던 원자폭탄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재미를 증폭시킨다.
그리고 결국, 원자폭탄이 완성된다.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
원자폭탄의 시험이 성공했을 때, 그가 되뇐 말이다.
이 말은 힌두교 경전 '바가바드 기타'에 나오는 말인데, 원자폭탄 개발의 성공으로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컸던 오펜하이머의 진짜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원자폭탄이 성공하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실제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전쟁이 끝나며 그는 영웅이 되었지만, 이후 그는 핵무기 개발을 반대하는 쪽에 섰다.
"내 손에 피가 묻어 있습니다."
트루먼 대통령에게 했던 그의 말이 인상 깊었다.
<재미를 더하는 지식>
원자폭탄 시험의 성공 장면을 보며, 나는 폭발력이 조금 약하다고 생각했다. 아마 마블에서 이 장면을 만들었다면 지구를 한방에 날려버릴 듯한 효과를 주었을 텐데 말이다.
그런데 이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CG) 없이 실제 재래식 폭탄을 폭발시켜 구현했다고 한다. 그래서 역사에 남아있는 실제 시험의 폭발과 매우 유사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심심했지만.)
대신 배우들의 표정을 클로즈업하여 스펙터클함을 살리고, 처음에는 빛, 그리고 나중에는 소리와 바람이 밀려오며 그 순간의 임팩트를 극대화했다.
영화 '오펜하이머'를 보고 나서 바로 알 수 있었던 것은, 이 영화는 원자폭탄을 만드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영화 '오펜하이머'는 '인간 오펜하이머'를 성찰하는 영화였다.
영웅으로 보이는 그의 여러 부조리한 측면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과연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영화 속에서 오펜하이머는 화가 나서 지도 교수를 죽이려고 사과에 독을 주입하는 장면이 나오는 데, 실제로 그는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지도교수를 독사과로 독살하려 했었다. 다행히 발각되어, 학생이라는 점을 참작해 정신과 치료를 받는 조건으로 없던 일로 했다고 한다.
또한 영화에서는 그는 남편이 있는 여자와 불륜을 하고, 그 여자를 이혼시키고 결혼한다. 결혼 중에도 예전의 여자친구를 만나고 잠자리를 함께 하는 그의 깨끗하지 않은 사생활들이 노출된다.
영웅이든 천재든, 그냥 모두 허술한 인간일 뿐인 것이다.
인간이기에 판단이 쉽지 않고, 내린 판단의 결과에 괴로워하고, 그러면서도 또한 같은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다.
흑백스크린과 컬러스크린을 교차시키며 감독은 우리에게 그의 복잡한 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를 영웅으로 붕~ 띄우는 청중의 발을 구르는 소리가, 실제로는 그를 두려움으로 휩싸이게 만드는 장면은 압도적이었다.
그는 오직 혼자였다.
오직 혼자인 그를 보며, 나도 혼자가 되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는 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킨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다.
원자폭탄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그가 아닌, 그저 한 사람의 인간인 그의 이야기이다.
오펜하이머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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