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12시는 AM 12시일까, PM 12시일까.

 오랜만에 딸과 함께 카페에 갔다.

 그 카페의 시그니처 메뉴인 '짜파게티'를 먹으며, 아메리카노 한 잔.

카페의 메뉴 짜파게티

 좋다...!

 

 그때, 느닷없는 질문 하나.

 "아빠, 낮 12시는 AM 12시일까요? PM 12시일까요?"

 잠시 생각하고선 대답했다.

 "그거야, AM 12시지."

 딸이 웃었다.

 "틀렸어요. 낮 12시는 PM 12시예요."

 

 뭐?

 나는 반박했다. PM 12시는 밤 12시라고. 즉 정각 24시를 말한다고.

 왜냐하면 나의 반박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보통 AM을 오전, PM을 오후라고 부른다. 즉 'AM 10시'라고 하면 '오전 10시', 'PM 4시'라고 하면 '오후 네시'다. 따라서 밤 12시라고 하면 PM이 끝나는 시각인 PM 12시가 되고, 낮 12시라고 하면 AM이 끝나는 시각인 AM 12시가 되는 것이 맞는 것이라고 했다.

 딸이 웃었다.

 "아빠, AM과 PM이 무엇의 약자인지 아세요?"

 허걱. 알 리가 있나.

 뭔데?

 "아빠, AM은 ante meridian이고, PM은 post meridian이에요."

 뭐, meridian?

 "meridian 은 낮 12시 정각을 의미하는 '자오선'이에요. 그래서 ante meridian 은 자오선의 前, post meridian 은 자오선의 後라는 의미예요."

 생소한 영어 단어인 meridian의 등장이 나의 입을 다물게 했다.

  "그래서 정확한 표기는 AM을 A.M으로, PM을 P.M으로 해야 해요. 약어이니까."

 나는 다문 입을 대신해서 귀를 열었다. 궁금했다.

 "결론을 말할게요 아빠.  심야 12시~ 오전 11시 59분까지는 A.M이에요. 그리고 정오 12시~ 오후 11시 59분까지는 P.M이에요."

 딸이 웃었다.

 나도 웃었다.

 '언제 이렇게 컸을까?'

 

 이제는 정확히 머릿속에 입력했다.

 낮 12시 정각은 P.M 12시, 밤 12시 정각은 A.M 12시.

 

 잊지 말자. 상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