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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머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봄은 왜 이리 아름다운가.
바쁜 일상이 미워질 정도로 봄은 어여쁘다.
발걸음 멈추고 눈길 주는 어떤 꽃도 예쁘지 않은 꽃이 없다.
바람은 또 어떤가.
살랑대는 강아지처럼 내 마음 이끌려 간다.
봄. 봄..
봄은... 그 옛날 엄마 품에서 꾸던 꿈같다. 그래서... 눈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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