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했다
출근길. 언제나 그 시간이었다. 아니다, 오늘은 늦었다. 지하철은 언제나 그 시간, 그런데 나는 늦었다. 그래서였겠지, 마음이 급했다. 지하철역 앞 200미터, 거기엔 횡단보도가 있다. 그런데, 무언가 잘못되었다. 여기 신호등만 빨간등이다. 왼편 저쪽의 횡단보도에 사람들이 건너고 있었고, 오른편 저쪽도 사람들이 건너고 있었다. 가운데에 위치한 이 횡단보도는 왜 아직도 빨간불이란 말인가. 건널까? 마음이 재촉한다. 오른발이 움찔이다, 멈췄다. 건널 수 없었다. 맞은 편. 아이 하나, 엄마손을 잡고 서 있었다. 유치원생? 초등생? 이쪽의 신호등이 초록색이 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건너야 하는데... 시간이 가는데... 변하지 않는 사실 하나, ... '지하철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래도, 그렇지만, 건널 ..
2020.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