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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건강

동천년로항장곡 매일생한불매

by 휴식맨 2022.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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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카페를 나와 앞 뜰을 걸었다.

겨울 바닷가의 찬바람을 등지고 선 비석.

그렇게 나는 한시를 만났다.

 

桐千年老恒藏曲

梅一生寒不賣香

동천년로 항장곡

매일생한 불매향

한시가 새겨진 비석
한시가 새겨진 비석

살포시 쌓인 눈 위의 '梅一生寒不賣香'이란 글귀가 운치있다.

"매화는 일생을 추위 속에 살아도 그 향을 팔지 않는다"

 

비석의 글은 일부의 글이다.

전체 글은 다음과 같다.

 

桐千年老恒藏曲(동천년로항장곡)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불매향)

月到千虧餘本質(월도천휴여본질)

柳經百別又新枝(유경백별우신지)

 

조선 중기의 문인인 신흠(申欽)의 글이다.

 

오동나무(로 만든 악기)는 천년을 묵어도 자기 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을 추위 속에 살아도 그 향을 팔지 않는다.

달은 천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은 변치 않으며

버드나무 가지는 백번 꺾여도 새 가지가 돋아난다.

 

날이 추워서인지, 글을 읽다보니 봄 생각이 간절하다.

따스한 봄을 알리는 매화가 보고싶다.

홍매화
홍매화

 

매화지면 벚꽃이 피고, 그러면 정말 봄이다.

흐드러지고 화려한 진짜 봄이다.

 

겨울의 한복판에서 나는 아니,

한시를 품은 비석은 화려한 봄꿈을 꾸고 있다.

 

일산 호수공원의 벚꽃 2021
일산 호수공원의 벚꽃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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