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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카페를 나와 앞 뜰을 걸었다.
겨울 바닷가의 찬바람을 등지고 선 비석.
그렇게 나는 한시를 만났다.
桐千年老恒藏曲
梅一生寒不賣香
동천년로 항장곡
매일생한 불매향
살포시 쌓인 눈 위의 '梅一生寒不賣香'이란 글귀가 운치있다.
"매화는 일생을 추위 속에 살아도 그 향을 팔지 않는다"
비석의 글은 일부의 글이다.
전체 글은 다음과 같다.
桐千年老恒藏曲(동천년로항장곡)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불매향)
月到千虧餘本質(월도천휴여본질)
柳經百別又新枝(유경백별우신지)
조선 중기의 문인인 신흠(申欽)의 글이다.
오동나무(로 만든 악기)는 천년을 묵어도 자기 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을 추위 속에 살아도 그 향을 팔지 않는다.
달은 천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은 변치 않으며
버드나무 가지는 백번 꺾여도 새 가지가 돋아난다.
날이 추워서인지, 글을 읽다보니 봄 생각이 간절하다.
따스한 봄을 알리는 매화가 보고싶다.
매화지면 벚꽃이 피고, 그러면 정말 봄이다.
흐드러지고 화려한 진짜 봄이다.
겨울의 한복판에서 나는 아니,
한시를 품은 비석은 화려한 봄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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