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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람들이 푸틴을 지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by 휴식맨 2022.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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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독재자다.

세계 모든 사람들이 인정한다. 또한 러시아 사람들도 푸틴이 독재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왜? 러시아 사람들은 독재자인 푸틴을 지지하는 것일까?

2020년 개헌 투표에서 러시아 사람들은 푸틴에게 사실상 평생 집권의 길을 열어 주었다. 78%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말이다. 많은 사람들은 부정선거를 의심하기도 하지만, 국민 대다수가 푸틴의 지지한다는 사실은 진짜다.

충분히 교육을 받지 못한 40대 이상은 압도적으로 푸틴을 지지할 뿐만 아니라, 20대나 30대의 젊은이들 또한 푸틴을 지지하고 있다.

궁금하다. 러시아 사람들이 푸틴을 지지하는 이유가 진짜 궁금하다.

러시아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푸틴
러시아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푸틴

■러시아 사람들이 푸틴을 지지하는 이유

"푸틴은 옐친이 망가뜨린 러시아를 다시 일으켜 세운 영웅이다."

이 한 문장이 모든 이유를 대변한다.

1990년대를 러시아 사람들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한다. 1991년 러시아 초대 대통령이 된 옐친은 최대한 빨리 시장 경제를 도입하려고 했다. 이 정책은 자본주의에 대한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던 러시아를 파탄으로 이끌었다. 모든 물가는 미친 듯이 뛰었고, 그로 인해 러시아인들의 예금은 휴지조각이 되어버렸다. 시장경제에 적응하지 못한 국영기업들이 도산하고, 돈이 되는 에너지 산업은 신흥재벌들 손에 넘어갔다. 이들이 옐친의 측근들과 결탁하여 부정부패를 일삼았다. 국영기업을 마구잡이로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알짜배기 기업들이 속속 서구로 넘어갔다. 러시아인들의 반서방 정서는 이런 이유 때문이다.

1998년 결국 러시아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시기에 러시아의 빈곤층은 무려 90%에 달했다고 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니 치안이 불안해지고 매일 살인과 같은 범죄들이 일어났다. 마피아들이 지하 경제를 장악하면서 이들과 결탁하지 않고서는 장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 당시 소련이 붕괴되고 연방의 해체는 가속화되고 있었다. 이때 독립을 원하는 체첸공화국과의 전쟁마저 패하면서 옐친의 인기는 땅에 떨어졌다. 인구는 줄고, GDP는 미국의 10% 수준에 불과했다.

푸틴과 엘친이 악수하고 있는 모습
엘친에서 푸틴으로

1990년대를 기억하는 모든 세대가 지금의 푸핀의 지지자들이다.

푸틴은 1999년 말에 러시아 대통령 대행을 맡게 되었다. 그는 권력을 잡자마자 부정부패의 온상이었던 신흥재벌들을 탈세, 사기, 횡령 등의 혐의로 잡아넣었다. 그리고 마피아들을 대거 체포하면서 치안 불안을 해소해 나갔다.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해 더 이상의 민영화를 금지하고, 러시아 최대 산업인 석유와 가스를 다시 국유화하였다. 운도 크게 따라주었다. 푸틴이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00년에 석유 가격이 다섯 배나 급등하면서 러시아 경제가 크게 성장하였다. 그로 인해 푸틴의 인기가 치솟았다. 푸틴은 서방 세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고, 단지 KGB 출신의 관료 정도로 여겨진 인물이었는데, 등장하자마자 슈퍼 스타가 된 것이다.

재정이 튼실해진 러시아는 체첸과의 2차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며 더 이상의 연방 해체를 막을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 최근의 일로 우리가 기억하는 것이 있다. 바로 크림반도를 병합한 것이다. 2014년의 일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성공들을 통해 푸틴의 이미지는 강한 러시아를 만드는 강한 지도자로 굳어졌다. 또한 푸틴은 영리했다. 강한 상남자의 이미지를 러시아 국민이 좋아하는 것을 알고서, 스스로 강한 상남자 이미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곰을 타고 있는 푸틴의 모습
곰을 타는 푸틴

웃통을 벗고 호랑이나 곰사냥을 하고, 전투기를 직접 몰고서 군부대에 등장하기도 했다. 한겨울에 얼음을 깨고 들어가 수영을 즐기는 모습까지 보였으니, 푸틴은 '상남자' 자체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푸틴의 인기, 푸틴의 지지를 견고히 하는 것은 러시아의 경제지표들이다.

푸틴이 대통령이 된 2000년도부터 2008년까지 러시아 경제는 연평균 7%대의 고성장을 이어갔고, 절대빈곤층이 30%에서 14%로 줄어들었으며, 평균임금은 2배 상승하였다. 대학 진학률은 50% 높아졌고, 청년실업률은 1/4로 줄어들었다. 복지가 늘면서 출산율과 평균수명이 높아지고 범죄율과 자살률은 낮아졌다. 거리에는 카페가 들어서고, 백화점에서 마음대로 물건을 살 수 있게 되었으며, 해외여행도 가능해졌다. 이 모든 것이 푸틴 시대에 가능해진 것이다.

러시아인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들도 서구 세계만큼의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경험한 민주화라는 것은 '극심한 혼란'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바로 러시아인들이 경험한 민주화는 엘친의 10년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다시는 그 혼란과 무질서와 비참했던 시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푸틴이 독재를 하고 있다는 것은 러시아인들도 알고 있다.

하지만 푸틴 독재의 시대가 가장 많은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시대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 생각이 변하지 않는 한, 러시안인들은 푸틴을 지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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