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어김없이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를 찾아보게 된다.
다음 해에 관한 키워드를 제시하는 그의 책은, 항상 새해가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새해를 달군다.
아마도 내년에는 '청룡의 해'이기에, '청룡'의 영어 이름 'Blue Dragon'을 약자로 활용할 거라 예측했다.
반만 맞았다.
내년은 'Dragon eyes'란다.
화룡점정(畵龍點睛)
: 가장 중요한 부분을 마치어 일을 끝냄을 이르는 말
- 용을 그린 다음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그린다는 뜻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마치어 일을 끝냄을 이르는 말이다.
睛은 '눈동자' 정이다.
AI의 파급력이 커진 지금 시대에 그래도 가장 중요한 마무리는 인간의 영역이라는 화두이다.
아무튼 김난도 교수가 제시한 2024년 트렌드 코리아를 간단하게 요약 정리해 본다.
①분초사회/ 시간의 가성비
넷플릭스도 2배속, 유튜브도 2배속.
사람들에게 시간은 곧 소중한 자원이다.
자신의 시간을 아껴서 더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이 하나의 경제 개념으로 떠올랐다.
또한 자신이 경험한 것을 자랑하는 시대다. SNS라는 수단을 통해 빠르고 즉각적으로 자랑한다.
여행지, 맛집. 어디를 가나 사진을 찍고 곧바로 공유하는 사람들이 주류인 시대다.
②육각형 인간/ 완벽을 추구
육각형 인간이 뭐지? 할 수도 있다.
쉽게 아니, 조금 아재의 용어를 빌려 말하자면 '엄친아', '엄친딸' 정도 되겠다.
외모, 학력, 자산, 직업, 집안, 성격 등 여섯 개의 축의 그래프를 꽉 채우는 이상형의 인간.
그런 인간을 동경하는 사회다.
그런데 이 중에는 노력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태어났는데 집안이 안 좋다면...? 바로 탈락이다. 조금 슬프네.
③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최적가의 시대
일물일가의 개념이 사라졌다.
시간, 장소, 유통, 그리고 사양선택에 따라 가격이 다르며 자신에게 최적의 가격을 골라 선택할 수 있다.
즉 이제는 '일물일가'가 아닌 '일물N가'의 시대가 된 것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관련 사이트 또는 관련 앱을 수시로 방문하여 다양한 옵션과 수시로 변하는 가격을 찾아본다.
부지런히 손품을 팔면 자신에게 꼭 맞는 최적의 상품과 가격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④도파밍/ 재미를 좇는 사람들
재미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굳이 의미가 없어도 된다. 엉뚱하고 기발하고 팟! 웃음을 줄 수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몰린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현재 모든 플랫폼에서 숏폼이 인기를 얻는 것이 그 반증이다.
사람들은 재미를 모은다. 마치 게이머가 '파밍'을 하듯이.
그래서 2024년 '재미를 좇는 트렌드'를 '도파밍'이라고 지칭하였다.
⑤디토 소비/ 인플루언서를 따라서
디토?
'디토'는 뉴진스의 히트송이다. 그 의미는 '나도'이다.
특정분야의 전문가나 인플루언서를 따라서 '나도' 소비가 이루어지는 것을 '디토 소비'라고 지칭했다.
디토 소비가 주류를 이루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지금은 상품의 제품력이 모두 상향평준화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제품의 품질보다는 상품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가치 있다고 스스로 판단하게 되었다.
인플루언서와 구독자와의 친밀도가 높을수록 그들을 따라 소비하는 빈도가 높아진다. 따라서 이제는 특정분야의 전문가나 인플루언서와 구독자 간의 영향력과 관계성에 주목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트렌드 코리아 2024의 포스팅을 하는 나를 보며 '벌써 연말? 시간 참 빠르다.'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로 그렇다.
트렌드 코리아 2023의 포스팅을 했던 것이 시쳇말로 엊그제 같은데.
그만큼 빠른 시간이고, 그만큼 짧은 인생이다.
시대의 트렌드도 잘 알아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지 싶다.
자신을 잘 알고, 자신에게 맞는 인생을 재미있고 멋지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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