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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란지위 뜻과 유래를 알아보자

by 휴식맨 2022.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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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카월드를 자주 본다.
어제 슈카는 2022년을 나타내는 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들을 소개했다.
모두 비슷한 의미, 즉 '잘못을 했는데 고치려 하지 않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들이 대부분이었다.
'뭐, 그렇지.'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딱 하나는 재미있었다.
누란지위.
'누란지위'는 자주 들었던 사자성어다.

 

累卵之危

알을 쌓아 놓은 것처럼 위태로운 상태.

알을 쌓아 놓은 위태로운 상태
누란지위

그 뜻풀이가 재미있었던 것이 아니라, 누란지위의 유래가 재미있었다.
나는 누란지위가 그냥 사자성어지, 고사성어인 줄은 몰랐다.
그리고 그 유래가 되는 옛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었다.
다시 고사를 찾아 읽어보고서는 알게 되었다.
고사 자체가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슈카가 정말 이야기를 재미있게 했다는 것을.

일단 고사의 내용은 이렇다.

 

■누란지위의 유래

중국 전국시대의 위나라에 '범저'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말솜씨가 좋았는데, 집안이 가난했던 그는 고향의 중대부라는 벼슬자리에 있는 '수고'라는 사람을 섬기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한 일로 수고의 비위에 거슬려 감옥에 갇히고 말았다.
고생 끝에 감옥에서 탈출한 그는 '정안평'이라는 사람의 집에 숨어 지냈다. 그리고 이름도 '장록'으로 바꾸었다.
그 당시 강대국인 진나라로 가려는 마음이 있었는데, 때마침 진나라에서 왕계라고 하는 사신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가 자신의 뜻을 밝혔다.
장록의 말솜씨에 반한 왕계는 그를 진나라로 데리고 갔다.
왕계는 진나라 왕에게 장록을 소개했다.

"폐하, 위나라에서 오신 이 장록 선생은 훌륭한 말솜씨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분은 진나라가 마치 계란을 쌓아 올린 것처럼 위험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자기를 쓰면 안전할 것이라고 장담했기에 이렇게 모셔 왔습니다."
진나라 왕은 이 말을 듣고 기분이 좋지 않았으나 자신의 넓은 아량을 보여주기 위해 장록을 신하로 삼았다.
그로부터 1년 후, 진나라는 위험한 처지에 빠지게 되었으나 장록의 뛰어난 말솜씨 덕분에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 출처: <사기>의 '법수전'

 

원래 이야기는 딱히 재미있지는 않다.
그런데 슈카월드의 슈카는 참 재미있게 풀어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위의 이야기 그 이후의 이야기까지 이어서 재미있게 소개했다.

다음은 슈카의 說이다.

 

<슈카월드 슈카가 전하는 이야기>

돈이 없어 위나라의 '수고'를 섬기고 있던 범저는 수고가 제나라에 파견될 때 그를 따라갔다. 제나라 왕은 수고보다 범저가 더 뛰어난 인물이라 여겨 그에게 선물을 주었다. 배가 아팠던 수고는 돌아와 위나라 재상 '위제'에게 고자질을 하게 되고, 위제는 병사들을 시켜 범저를 두들겨 패고 변소에 버렸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범저는 진나라로 도망을 치고, 진나라 소왕에게 현재 진나라는 '누란지위(累卵之危)'와 같이 위태하니 나를 고용하라고 이야기하고, 재상의 위치에까지 오른다.
어느 날 이 사실을 모르는 수고가 진나라에 사신으로 오게 되고, 범저는 남루한 차림으로 수고에게 가서 힘들게 살고 있다고 말한다. 이때 수고는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고 범저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고급 옷을 선물했다. 이것이 수고의 목숨을 구했다.
- 여기까지가 누란지위(累卵之危) 고사다.

*범저의 뒷이야기

범저의 위세가 너무 커지니 왕이 범저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범저는 채택이라는 모사를 불러 의견을 물었다.
채택이 말하기를, "더 훌륭하고 공이 많은 사람들도 한 번 의심을 받으면 사지가 찢어져서 죽음을 맞이했는데, 님은 어떻습니까?"
그 이야기를 들은 범저는 '멈춰야 할 때'를 알게 되었다.
모든 공직에서 물러난 범저는 은둔하면서 천수를 누렸다.

 

적고 보니, 슈카의 이야기도 별로 재미가 없다.
슈카의 입을 통해 들었을 때처럼 착착 달라붙는 맛이 없다.
말하는 능력이란 정말 중요하지 싶다.
만약 슈카가 전국시대에 태어났다면 진나라의 재상은 능히 되었을 것이다.
그만큼 슈카의 입심이 대단하다 하겠다.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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