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물들어가는 가을,
메말랐던 가슴도 감성으로 물들어갑니다.
가을 감성에 어울리는 시를 모았습니다.
#가을의 창문을 열면-이외수
어디쯤 오고 있을까
세월이 흐를수록
마음도
깊어지는 사람 하나
단풍나무 불붙어
몸살나는 그리움으로
사태질 때
#가을비 내리는 길을 걸으면-용혜원
가을에 축축하게 비 내릴 때마다
나무들은 알몸이 되고 싶은지
단풍 든 잎새들을 떨궈냈다
비 내리는 길 바라보고 있으면
고독 속에 신열을 앓던
외로움 덩어리가
왈칵 울음을 터뜨렸다
거리에 떨어진 낙엽들이
흥건히 빗물에 젖고
한산해지는 저녁 무렵
가을 길을 걷고 걸어도
피곤한 줄 몰랐다
가을은 왜 우리 가슴에
짙게 머물다 가는가
세월 가듯 구름 가듯
모두가 떠나가야 하는
삶의 의미를 알려준다
가을비가 내리면
단풍으로 물든 이야기들이
가득한 거리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가을빗속을 걸어 들어가며
사랑하는 이와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걸으면
아픈 자국을 남겨놓고 떠나는
가을도 쓸쓸하지만은 않다
#늦가을-김지하
늦가을
잎새 떠난 뒤
아무 것도 남김 없고
내 마음 빈 하늘에
천둥소리만 은은하다.
#가을엔 1-추경희
시간이 가랑잎에 묻어와
조석으로 여물어 갈 때
앞내 물소리
조약돌에 섞여
가을 소리로 흘러내리면
들릴 듯 말 듯
낯익은 벌레 소리
가슴에서 머문다
하루가 달 속에서 등을 켜면
한 페이지 그림을 접 듯
요란했던 한 해가
정원 가득 하늘이 좁다
#가을-박금숙
나,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다 했더니
가을이다
누구에게도 손짓하지 않겠다고
멀뚱히 바라보던
창문 하나 닫은 것뿐인데
가을이다
하늘빛 곱다
편지 한 장 써놓고
마지막이라 했더니
가을이다
뭉게구름처럼
가슴 엉클지 않겠다고
문득문득
하늘 올려다본 것뿐인데
가을이다
함께 걷던 길
불현듯 혼자임을 깨닫고 보니
가을이다
훌훌 가벼워지고 싶어
바스락,
낙엽 한 잎 밟은 것뿐인데
가을이다.
#단풍잎 행진-정혜진
가을 햇살 접어 보낸
초대장 받고
설레인 마음 담아
옷 갈아입은 단풍잎.
찬 서리 내려보낸
차표 받아 들고
앞다투어 우수수
뛰어내린 단풍잎.
가을 바람 열차 타고
나무숲
공원 길
모두 덮고
놀이터까지 늘어선
단풍잎 행진
#가을 아이-강윤제
코스모스는
아이들 손 되어
바람을 흔들다가
코스모스는
아이들 얼굴로
바람을 웃다가
코스모스는
아이들 되어
바람을 보여 준다.
가을 아이로
서 있는
코스모스.
"詩와 함께 행복한 가을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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