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를 새로운 글자체로 바꾸었기에 어원을 알 수 없게 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예를 들겠습니다.
臭(취) におい (니오이) 냄새
臭는 自와 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自는 코를 의미하고 犬은 개이므로 '개가 코로 냄새를 맡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런데 새로운 글자체인 약식한자는 犬대신 大를 썼습니다. 그러면 그 의미를 알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코(自)를 크게(大)하여 냄새를 맡다' 로 만들어도, 나름 그 의미를 알 수 있고 설득력이 있습니다.
突(돌) とつ (도츠) 갑자기
突은 穴과 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穴은 구멍을 의미하고 犬은 개이므로 '구멍에서 개가 갑자기 튀어나온다'는 데서 유래합니다.
따라서 犬을 大로 바꾸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점 하나 줄이자고 글자의 형태를 망가뜨리는 것은 원래의 의미를 지닌 글자에 대한 커다란 폭력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한자를 모르는 이가 공부하기에는 불편함이 없습니다.
영어에도 '갑자기' '돌연'이라는 말에, '구멍'이라든가 '개'라고 하는 이미지가 연상되지 않습니다.
단순히 글자를 외우기 쉽게 설명하려면 '갑자기 구멍이 크게 났다' 식으로 외워도 되기 때문에,
犬이 大로 바뀌어도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體(체) からだ (가라다) 몸
體라는 글자의 원래 '뼈가 겹친다'는 의미로 생겨났는데,
이 글자는 体로 바꾸어 씁니다.
'사람의 본이 몸이다'
더 알기 쉽고 외우기 편합니다.
일본인이 만든 한자도 있습니다.
躾 しつけ (시츠케) 예절
働 はたらき (하타라키) 노동
辻 つじ (츠지) 십자로
위와 같은 글자들은 원래 없는 한자입니다.
일본에서만 통용되는 글자입니다.
오랫동안 사용해 왔기 때문에 일본인들에게는 위화감이 없습니다.
躾 몸을 예쁘게 처신하는 것이 '예절'
働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 '노동'
辻 길이 십자형으로 교차하고 있는 것이 '십자로'
한자는 의미를 담기 때문에 시대에 따라 변화합니다.
옛 한자를 배우고 자란 사람들은 거기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새로운 약식한자들이 마음에 들지 않겠지만,
약식한자로 배우고 자란 사람들은 약식한자가 당연하고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의미를 담는 문자인 한자라면,
굳이 옛것을 고수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 건강한 휴식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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