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여왕의 서거로 '영연방'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영연방의 수장인 엘리자베스 여왕이 서거했으니, 그의 아들인 찰스 3세가 영연방의 수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과 그의 반대하는 의견들로 여론이 나뉘고 있다.
또한 찰스3세의 짜증을 내는 영상이 자주 보도되며 그의 좋지 않은 인상이 부각되고 있다.
영연방이란 무엇이며, 영연방 국가들에는 어떤 나라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영연방과 영연방 국가들
영연방(영국 연방)이란 영국 본국과 함께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옛날 영국의 식민지였던 국가로 구성된 국제기구이다.
2022년 현재 56개국이 영연방에 가입되어 있다.
이 중 영국의 여왕을 수장으로 하는 영국 및 14개 국가는 '영연방 왕국'으로 지칭한다.
*1971년 영연방 총회는 싱가포르 선언에서 영연방을 '인류 공통의 이익인 국제적인 이해와 세계 평화를 촉진시키고 협력하는 독립 주권 국가들의 연합체'로 정의했다. 모잠비크, 르완다, 가봉, 토고는 영국의 식민지는 아니었지만 영연방 회원국이 되었다. 즉 현재의 영연방은 국제법적 의미의 연방국가와는 다른 느슨한 형태의 국제기구일 뿐이다.
♣영연방 국가들을 아래의 3 기준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영국 여왕을 원수로 하고 있는 나라: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2. 자신의 나라의 대통령을 원수로 하는 나라: 파키스탄, 가나, 키프로스, 케냐, 나이지리아, 스리랑카 등
3. 자신의 나라의 국왕을 원수로 하는 나라: 말레이시아, 레소토 등
영연방의 수장은 영국 국왕의 세습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초대 조지 6세가 초대 영연방 수장을 맡았으며 이번에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수장직을 물려 받았다. 그녀의 아들인 찰스 3세가 수장직을 맡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영국 테리사 메이 총리는 찰스 왕세자를 차기 영연방 수장으로 지지한다고 발표했으나 야당인 노동당은 회원국이 돌아가며 수장을 맡는 것이 적정하다고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 영연방리스트
<영국 중심>
잉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아메리카: 영연방 왕국의 수가 가장 많은 대륙>
가이아나
그레나다
도미니카 연방
바베이도스
바하마
벨리즈
세인트 루시아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
세인트 키츠 네비스
앤티가 바부다
캐나다
트리니다드 토바고
<아시아>
말레이시아: 말라야 연합 시절인 1948년 가입.
몰디브: 인권 문제 등 간섭으로 인해 탈퇴했다가 2020년 2월 1일부로 재가입.
방글라데시: 파키스탄에서 독립하면서 가입.
브루나이
스리랑카: 1948년 실론 자치령 출범과 동시에 가입. 1974년에 스리랑카로 국호를 고치면서 영연방 내 공화국인 회원국이 되었음.
싱가포르
인도: 1947년 인도 자치령 출범과 동시에 가입. 1950년 인도 공화국을 선포하며 공화제로 전환.
파키스탄: 1947년 파키스탄 자치령 출범과 동시에 가입. 1956년 파키스탄 이슬람 공화국을 선포하여 공화제 전환. 1972년 방글라데시 문제로 영연방 탈퇴, 1989년 재가입, 1999년 자격정지, 2004년 자격 회복, 2007년 자격정지, 2008년 자격 회복.
<아프리카>
가나
가봉: 2022년 가입. 프랑스 식민지였으나 영연방 국가들과의 교류 확대를 위해 가입했다.
감비아: 2013년 영연방을 신식민지주의라고 비난하면서 탈퇴했다. 2017년 2월 15일, 민주적 선거를 통해 새로 취임한 아다마 바로우 대통령이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을 만나 영연방에 재가입 의사를 공식 천명했고, 이후 2018년 4월 영연방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회원국 자격이 회복됐다.
나미비아: 199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부터 독립 직후 영연방 가입.
나이지리아: 1995년 자격정지, 1999년 자격 회복
남아프리카 공화국: 1961년 탈퇴, 1994년 재가입. 남아프리카 연방(Union of South Africa) 시절에 영연방 왕국이었다가 공화정을 도입하면서 현재의 국호로 변경됐다.
레소토
르완다: 2009년에 가입. 벨기에 식민지였으나 모잠비크(구 포르투갈령)처럼 영연방에 가입했다.
말라위
모리셔스
모잠비크: 1995년 가입. 영국이 아니라 포르투갈 식민지였지만, 주변이 모두 영연방 국가들로 둘러싸여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가입했다.
보츠와나
세이셸
시에라리온
에스와티니
우간다
잠비아
카메룬
케냐
탄자니아
토고: 2022년 가입. 프랑스 식민지였으나 영연방 국가들과의 교류 확대를 위해 가입했다.
<오세아니아>
나우루
뉴질랜드
바누아투
사모아: 영국에서 바로 독립한 게 아니라 뉴질랜드의 속령을 거쳐서 독립했다. 독립 당시에는 서사모아였으나 현재는 사모아로 국호를 바꾸었다. 미국령 사모아에서는 서사모아의 국호 변경에 반발해서 아직도 서사모아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다.
솔로몬 제도
키리바시
통가
투발루
파푸아뉴기니: 영국에서 바로 독립한 게 아니라 호주의 속령을 거쳐서 독립했다.
피지: 1987년 탈퇴, 1997년 재가입, 2000년 6월 6일 자격정지, 2001년 12월 20일 자격 회복, 2006년 군사쿠데타로 12월 8일부터 자격정지, 2014년 9월 26일 자격 회복.
호주
■영연방의 전망
영연방의 역할이 예전보다 많이 줄기는 했지만 회원국끼리는 다른 나라들과 구분되는 나름의 유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영연방 회원국 국민이 다른 회원국을 방문할 때는 입국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편이다.
또 이민이나 여행 등 인적 자원 교류에서 서로 우대해주기도 하며, 국제적 사안이나 지역 현안에서 서로 협력하고 지원해주기도 한다.
또한 캐나다, 호주 등에서는 커먼웰스 출신들을 위한 특별 비자 제도 등을 운용했거나 운용하고 있다.
1950~70년대까지만 해도 영연방의 기능은 지금보다 훨씬 많았고, 영연방 가입국에게 주어지는 혜택도 지금과는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했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시작된 영국의 유럽 중시 정책으로 영연방에 대한 우대 혜택은 하나둘씩 철폐되기 시작했다.
1973년 영국의 EC 가입과 이에 따른 유럽 관세 동맹과 경제 공동체 가입, 그리고 영국 의회의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의 완전한 독립, 영연방 국가와 국민들에 대한 국가 간 이주-경제 교류 혜택 철폐, 1993년 EU 창설로 말미암아 영연방의 기능과 혜택은 현재와 같이 축소되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경제적, 정치적 탈출구로 영연방을 강화하는 안건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호주, 인도, 캐나다, 나이지리아 같이 상징성이 큰 시장이 많은 영연방과 협력이 수월하게 이뤄질 경우 유럽 연합 탈퇴로 인한 공백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럽 연합으로 인해 막혔던 상호 지원 프로젝트와 협력 체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브렉시트가 결정되자, 앵글로색슨이 주류인 영연방 왕국들 내에서 유럽연합 수준의 자유노동 이주 연합체와 높은 수준의 경제 공동체를 만들자는 논의가 진행 중이고 이를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들에 의한 관련 비영리단체도 있다.
현재의 영연방 체제가 얼마나 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다.
일단 오랫동안 영연방을 정신적으로 지지해주었던 엘리자베스 2세 사후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가 매우 불확실한 게 문제이다. 만약 영국이 완전히 힘이 빠진다면 영연방은 해체되거나 다른 국가로 주도권이 넘어가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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