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이 저물어간다.
토끼의 해.
犬兎之爭 견토지쟁.
진짜 개와 토끼의 싸움처럼 서로가 도움이 되지 않은 싸움으로 다사다난했던 해였다.
견토지쟁으로 누가 덕을 보았는지도 찾기가 힘들다.
2024년은 국회의원 선거까지 있으니, 또다시 난잡한 싸움들이 예견된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보자.
억지로라도 희망을 끄집어내어 보자.
2024년 갑진년, 청룡의 해다.
용이 들어가는 사자성어를 찾아 그 희망의 불씨를 되살려 보자.
■용이 들어가는 사자성어 10
용두사미(龍頭蛇尾)
: 시작은 용의 머리처럼 웅장하나 끝은 뱀의 꼬리처럼 빈약하다는 뜻이다.
이 사자성어는 초심을 유지하여 끝맺음을 잘해야 한다는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그런데 사실 이 사자성어의 유래를 찾아보면 그 의미가 다름을 알 수 있다.
<용두사미 유래>
옛날 중국의 용흥사에 진존숙이라는 명승이 있었다. 그는 부처님께 기도를 올리고 나면 꼭 짚신을 한 켤레 만들어 산길의 나뭇가지에 걸어두었다. 지나가던 사람이 궁금하여 묻자, "먼 길을 가다 보면 짚신이 낡아 발이 불편한 사람이 있을 겁니다. 그에게 도움이 되고자 함입니다." 이처럼 도가 깊은 스님이었다.
어느 날 용흥사에 낯선 스님이 찾아왔다. 진존숙은 그와 선문답을 하게 되었는데, 진존숙의 질문에 그 스님이 버럭 화를 내었다. 진존숙은 속으로 '도가 깊은 스님이신가' 싶어 다시 말을 건네자, 그 스님이 또다시 역정을 내었다. 진존숙이 그 스님에게 "겉보기에 용의 머리를 닮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뱀의 꼬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그 스님이 얼굴을 붉히며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용두사미'라고 그 스님을 비웃었다고 한다.
이처럼 용두사미가 유래된 고사를 보면, 용두사미는 '겉만 번지르하다' 또는 '진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가짜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어떤 의미이든, 2024년은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거수마룡(車水馬龍)
: 수레는 흐르는 물과 같고, 말은 승천하는 용과 같다.
이는 많은 수레와 말들이 오가는 행렬을 의미한다.
<거수마룡 유래>
중국 후한시대의 황제 장제가 마황후의 형제들에게 관직을 주려하자 마황후가 이를 말리며 이렇게 말했다. "친정에 가보니 그들의 위세가 대단하여 찾아오는 손님이 많았습니다. 수레는 물 흐르는 듯했고, 말은 꿈틀대는 용과 같았습니다. 어찌 그들에게 관직을 내리려고 하십니까." 마황후는 외척의 힘이 강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와, 정말 이런 황후가 있었다니.
외척의 힘을 스스로 경계하고 조심하는 모습.
지금 우리나라에도 꼭 필요한 모습이지 싶다.
거수마룡의 고사를 다시 한번 읽어본다.
교룡운우(蛟龍雲雨)
: 용이 비구름을 얻어 승천하다. 즉, 영웅이 기회를 얻어 크게 활약하다는 의미다.
2024년에는 선거를 통해 진정한 영웅들이 등장해 주길 바란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 했으니, 한 번 믿어보자.
화룡점정(畵龍點睛)
: 용을 그린 다음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그린다는 뜻이다.
화룡점정은 '가장 중요한 부분을 마치어 일을 끝냄'을 이르는 말이다.
<화룡점정 유래>
중국 남북조 시대에 양나라의 전설적인 화백인 장승요가 금릉에 있는 안락사라는 절에서 하얀 용 네 마리를 벽에 그렸는데 눈동자를 그리지 않았다.
사람들이 왜 눈동자를 그리지 않았냐고 묻자, 눈동자를 그리면 용이 하늘로 날아가게 된다고 그가 답했다.
사람들이 그의 말을 믿지 않자, 그는 직접 두 마리의 용에 눈동자를 그려 넣었다. 그러자 눈동자가 그려진 두 마리의 용은 하늘로 날아가 버리고 결국 눈동자를 그리지 않은 두 마리의 용만 그림으로 남게 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그의 그림 솜씨가 대단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화룡점정은 용에 관한 사자성어 중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가 흔히 '클라이맥스 찍었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히 '화룡점정'이다.
와룡봉추(臥龍鳳雛)
: '누워 있는 용과 봉화의 새끼'.
즉, 뛰어난 재능을 가졌으나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인재를 가리키는 말이다.
<와룡봉추 유래>
삼국지를 읽은 사람이라면, 아니 사회물 좀 먹은 사람이라면 '와룡'이 '제갈량'을 가리키고, '봉추'가 '방통'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 것이다. 두 사람 다 그 당시 천재로 불렸던 사람들이다. 와룡봉추의 유래를 자세히 알아보자.
삼국지에서 유비가 형주의 유표에게 의탁하고 있을 때, 하루는 양양성의 연회에 초대를 받아서 갔다. 이때 유표의 처남인 채모가 음모를 꾸며 그를 죽이려 했고, 겨우겨우 달아나게 되었다. 이런 수난을 겪은 유비에게 사마휘는 그가 쓸만한 인재가 없기 때문에 겪는 고초라고 조언했다. 유비는 세력은 작으나 자신의 밑에 관우나 장비, 조운 같은 좋은 인재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사마휘는 그런 인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큰 흐름을 읽고 전략을 짜 줄 군사(軍師)가 필요하다며, "와룡과 봉추와 같은 인재를 얻는다면 능히 천하를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바로 '와룡봉추'가 유래되었다.
와룡과 봉추는 앞서 말한 대로 와룡은 제갈량을 가리키고, 봉추는 방통을 가리킨다.
두 사람 모두 당시 사마휘의 문하생으로 있었으며, 재능은 출중하나 아직 그 명성이 알려지지 않았었다.
용문점액(龍門點額)
: 용문 아래에 모인 물고기가 뛰어오르면 용이 되고, 오르지 못하면 이마에 상처만 입게 된다는 뜻이다.
즉, 어떤 일에 도전했다가 실패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실패를 하더라도, 도전하는 용기가 있었으면 싶다.
용호상박(龍虎相搏)
: 용과 호랑이가 서로 싸운다는 뜻이다.
즉, 두 강자(强者)끼리의 대결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우리는 흔히 실력이 비슷한 경쟁자의 대결을 '용호상박'이라고 말한다.
<용호상박 유래>
중국의 시인 이백이 자신의 시 고풍(古風)에서 춘추전국시대를 용과 호랑이의 싸움으로 비유했던 것에서 유래하였다.
운룡정와(雲龍井蛙)
: 구름 속 용과 우물 속 개구리.
즉 지위의 높고 낮음이나, 지혜의 차이가 확실하게 난다는 의미다.
운룡풍호(雲龍風虎)
: 용은 구름을 따르고, 호랑이는 바람을 따른다.
즉, 의기와 기질이 맞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어진 임금이 현명한 신하를 얻을 때 사용하기도 한다.
일룡일저(一龍一猪)
: 하나는 용이 되고, 하나는 돼지가 된다.
즉, 사람의 능력은 배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의미다.
<일룡일저 유래>
한유(韓兪)의 부독서성남(符讀書城南)에 나온다.
"나이 서른에 뼈대가 이루어지니, 용이 될 수도 있고 돼지가 될 수도 있다."
시작은 비슷하지만 스스로의 노력에 따라서 큰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변변치 못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배움과 노력과 실행이 중요하다.
용이 되도록 '일신우일신'하자.
2024년에는 모두가 교룡운우(蛟龍雲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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