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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일본, 일본어

유현준 교수의 말을 새기다/ '1인분'과 '이찌닌마에(1人前)' 뭐지?

by 휴식맨 2022.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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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교수를 참 좋아한다.
그의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을 통해서 그의 생각들을 들으며 많은 배움을 얻는다.
그의 간략한 프로필을 적어본다.

■유현준 교수 프로필 간략

유현준 교수 프로필 사진
유현준 교수

1969. 9. 19 生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공학과 학사, MIT 건축대학원 건축학 석사, 하버드 대학교 건축대학원 건축설계 석사.

현재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건축학부 교수, 유현준건축사사무소 대표건축가

 

그의 프로필을 보면 그는 건축학이라는 하나의 길을 걸어왔고, 현재도 걷고 있다.
나는 건축학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전형적인 문과생도다.
그런데도 그의 이야기는 나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고도 넘친다.
그것은 그의 이야기가 건축학에 머물지 않고 인생 전반을 통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분야에서 탑(정점)을 찍는 사람은 무언가가 있다. 여기에서 '무언가'라고 하는 것은 '인생을 바라보는 눈'이라고 할 수 있겠다.

■'1인분'의 의미와 1人前(이찌닌마에)

오늘 나와 같은 마음으로 그의 통찰력을 얻고자 그를 초청한 청년들이 있었다.

생활변화관측소 청년들과 유현준 교수
생활변화관측소 청년들과 유현준 교수


'생활변화관측소'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이 3명의 청년은 그에게 질문을 하였다.
 "교수님, 교수님은 '1인분'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세요?"

유현준 교수는 고깃집이 떠오른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아니 요즘 젊은이들이 '1인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다음과 같았다.

"1인분을 하다"

뭐지?

♣"1인분을 하다"의 의미

①개인으로서 자신의 몫을 충분히 잘 해내다
②팀구성원으로서 수행하는 책임과 역할을 충분히 잘 해내다.

 

청년들은 이 말이 게임에서 왔다고 했다.
나는 게임을 잘 모르지만, 게임에서 팀을 꾸려 어떤 업무를 수행할 때 각자의 팀원이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가 '인분'으로 표시가 된다고 한다. 자신이 '1인분'을 하고 있는지, 그 이상을 수행하고 있는지, '1인분'도 못하고 있는지가 실시간 데이터로 환산되어 나온다고 한다.
이것이 게임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문화가 되어, 회사에서도 '1인분'을 하고 있는지 계속 체크하게 되고, 스스로도 자신도 모르게 '나는 1인분을 하고 있는 걸까?'를 생각한다고 한다.

나는 이 말을 듣고서 일본어 '이찌닌마에(1人前)'를 떠올렸다.
'이찌닌마에(1人前)'를 우리말로 고쳐 말하면, '한 사람 몫'이다.
'이찌닌마에(1人前)'는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덕담 중의 하나다.
一人前の人になってくれよ!(이찌닌 마에노 히또니 낫떼구레요!)

 

젊은이들은 이 '1인분'을 중간값으로 두고, 만약 내가 이보다 못했을 때도 스트레스를 받지만 내가 이보다 많이 했을 때도 나름 고민이 된다고 했다. 왜냐하면 만약 1.5인분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 중간값인 1인분을 넘어선 0.5인분은 내가 '희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기에 유현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1인분에 대한 유현준 교수의 답변
1인분에 대한 유현준 교수의 답변


 "그것은 자기가 하는 일을 자기의 연봉과 동가로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돈은 100을 받는데 내가 150을 일하면 50은 손해 본다는 생각. 하지만 사실 50은 덜 받았지만 그 50은 내 커리어에 남게 되고 몇 년 뒤에 남들은 평균을 받을 때 자신은 보다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죠. 그만큼 자신은 성장하는 것이고 현재 사회는 성장하는 사람에게 그만큼의 보수를 주는 사회로 바뀌어 가고 있으니까요."

이 말에 덧붙여 마음에 와닿는 말은 이것이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힘들게 살아왔던 사람들에게, 이제는 미래보다는 현재에 충실하라고 현재만을 강조하는듯해요.
정답은 극과 극에 있지 않고, 미래와 현재 사이 어딘가에 있을 것인데 말이죠.
미래와 현재 사이 어디쯤은 사람마다 그 위치가 다르겠지만,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자신의 세계관, 자신의 가치관'이라고 생각해요. 남들의 말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 자신의 가치관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완전 공감이다.
미래의 큰 꿈이냐, 현재의 작은 기쁨이냐.
어느 것이 정답이 아닌,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

 

사실 위의 '이찌닌마에(1人前)'는 단순히 '한 사람 몫'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일본에서 '이찌닌마에(1人前)의 조리사'가 되려면 보통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설거지 3년, 재료 씻기 3년 등을 거쳐 10년 정도의 과정을 거쳐야만 겨우 '이찌닌마에(1人前)의 조리사'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찌닌마에(1人前)의 조리사'가 되겠다 싶은 사람은 설거지 때부터 알아본다고 한다.
다음 중 어떤 사람일까?
①설거지를 빨리 하는 사람
②설거지를 깨끗이 하는 사람

정답은?

없다.

위에는 정답이 없다.
 '이찌닌마에(1人前)의 조리사'가 되겠다 싶은 사람은 바로, 설거지를 하기 전에 그릇에 묻어있는 양념을 손가락으로 찍어 자신의 입에 가져가는 사람이다. 한 마디로 떡잎부터 다른 것이다.

따라서 위의 一人前の人になってくれよ! 는 "훌륭한 어른이 되거라!"로 받아들여야 한다.

 

단순히 '1인분'을 하는 사람이 되지는 말자.
나의 가치를 높이는 쪽을 선택하고 노력하자.
많은 생각들이 내 머릿속으로 스며든다.
더욱 무르익을 수 있도록 여유와 지혜를 첨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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