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끼'라는 말은 '굽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일본 음식인 "스키야끼"는 굽는 음식이 아닌 전골 음식이다. 즉, 나베(냄비)에 끓여 먹는 음식이다. 그래서인지, 일본어를 조금 아는 사람이면 왜 이 요리가 "스키야끼"지? 하고 의문을 갖게 된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오늘은 이 "스키야끼" 이름의 유래를 알아보고 정리하였다.
■스키야끼 이름의 유래
스키야끼라는 일본 음식의 이름 유래는 꽤 흥미롭다. 스키야끼라는 단어는 일본어 "스키(鋤)"와 "야끼(焼き)"가 합쳐진 말이다. "스키"는 쟁기를 뜻하고, "야끼"는 굽거나 볶는다는 의미다. 그러니까 직역하면 "쟁기로 구운 것"이라는 뜻이 된다. 이 이름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아보면 일본의 역사와 생활상이 엿보인다.
스키야끼라는 이름의 기원은 에도 시대(1603~186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시절 농민들이 밭에서 일하다 배고프면 쟁기를 불 위에 올려놓고 고기나 채소를 구워 먹었다고 한다. 쟁기는 농사 도구로, 넓고 평평한 금속 부분이 있어서 요리할 때 임시 프라이팬처럼 쓰기에 괜찮았을 거다. 이렇게 간단하게 시작된 요리 방식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발전해서 지금의 스키야끼로 이어졌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농민들이 쟁기를 활용해 밭에서 바로 요리했다는 점에서 실용적인 생활의 흔적이 느껴진다.
또 다른 설도 있다. "스키(好き)"가 "좋아하다"라는 뜻이라서, "좋아하는 재료를 구워 먹는다"는 의미로 이름이 붙여졌다는 해석이다. 이 경우는 좀 더 낭만적인 느낌이 들지만, 쟁기 설만큼 널리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쟁기 설이 더 그럴듯한 이유는 스키야끼의 기원이 실용성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에도 시대 농민들의 삶을 생각하면, 쟁기를 요리 도구로 썼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들린다.
스키야끼는 오늘날 얇게 썬 소고기, 채소, 버섯 같은 재료를 간장과 설탕으로 맛을 낸 국물에 살짝 익혀 먹는 요리다. 일본 가정에서도 자주 먹는 음식이고,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스타일이 있다. 예를 들어 간토 지방에서는 재료를 국물에 넣고 같이 끓인다. 반면 간사이 지방에서는 먼저 고기를 구운 다음 국물을 붓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런 차이는 지역 문화나 입맛의 차이에서 비롯된 걸 거다.
스키야끼를 먹는 방법도 독특하다. 보통 날계란에 찍어서 먹는데, 이건 고기를 부드럽게 하고 맛을 더 풍부하게 해준다. 뜨거운 국물에 익힌 재료를 날계란에 살짝 담갔다가 입에 넣으면 고소하고 짭짤한 맛이 조화를 이룬다. 일본 사람들은 이 조합을 좋아해서 스키야끼의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름 유래를 보면 스키야끼가 단순한 요리에서 시작됐다는 걸 알 수 있다. 쟁기로 고기를 구워 먹던 시절부터 지금의 정교한 형태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에도 시대 농민들이 밭에서 허기를 채우려고 만든 음식이 이제는 일본을 대표하는 요리 중 하나가 됐다. 그 과정에서 재료도 다양해지고 조리법도 세련되게 변했다.
스키야끼는 만드는 법이 어렵지 않다. 집에서도 쉽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다. 얇은 소고기, 양파, 대파, 버섯, 두부 같은 재료를 준비한다. 간장, 설탕, 미림을 섞어 국물을 만든다. 냄비에 국물을 붓고 재료를 넣어서 끓이면 끝이다. 간단하지만 맛은 깊고 풍부하다. 특히 겨울에 먹으면 따뜻해서 더 좋다.
일본 밖에서도 스키야끼는 꽤 알려져 있다. 외국인들이 일본 음식을 접할 때 스시나 라멘 다음으로 궁금해하는 메뉴 중 하나다. 이름의 유래를 알면 더 흥미롭게 느껴질 거다. 쟁기에서 시작된 요리가 전 세계로 퍼졌다는 게 신기하다.
스키야끼라는 이름은 일본어 발음 그대로 "sukiyaki"로 해외에도 알려졌다. 영어권에서는 일본식 발음을 존중해서 그렇게 부른다. 다만 조리법이나 재료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양에서는 날계란을 생략하거나, 국물 대신 그냥 볶는 식으로 변형하기도 한다.
결국 스키야끼의 이름 유래는 실용적인 기원과 연결된다. 농사 도구인 쟁기를 활용한 단순한 요리에서 출발해서, 이제는 일본의 맛을 대표하는 음식이 됐다. 그 단순함과 실용성이 오랜 세월을 거쳐 지금까지 이어진 거다. 스키야끼를 먹을 때마다 그 유래를 떠올리면 더 맛있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냥 간단하게 정리하자.
스키야끼 = 스키(쟁기) + 야끼(굽다-소고기나 두부를 먼저 구으면서 요리가 시작된다)
*일본의 실용적인 문화가 녹아있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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