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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게
(고은영 1956~)
계절의 속살거리는 신비로움
그것들은 거리에서 들판에서
혹은 바다에서 시골에서 도심에서
세상의 모든 사랑들을 깨우고 있다
어느 절정을 향해 치닫는 계절의 소명 앞에
그 미세한 숨결 앞에 눈물로 떨리는 영혼
바람, 공기, 그리고 사랑, 사랑
무형의 얼굴로 현존하는 그것들은
때때로 묵시적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
나는 그것들에게 안부를 묻는다
"안녕, 잘 있었니?"
칠월
(조민희)
햇살 짜글거려
화드득 타는 배롱나무
타는 매미 울음 타들어가는 밭고랑에
어머니
타는 속내가
녹음보다
더 짙다
♣조민희 님의 '칠월'이라는 시를 읽으면, 고향에 계신 엄마가 생각난다.
몇 달째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아 타들어가는 논과 밭.
그것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이, 이 시에 그대로 녹아있는 듯하다.
7월
(오세영 1942~)
바다는 무녀(巫女)
휘말리는 치마폭
바다는 광녀(狂女)
산발(散髮)한 머리칼,
바다는 처녀(處女)
푸르른 이마,
바다는 희녀(戱女)
꿈꾸는 눈,
7월이 오면 바다로 가고 싶어라,
바다에 가서
미친 여인의 설레는 가슴에
안기고 싶어라.
바다는 짐승,
눈에 비친 푸른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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