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도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
경칩은 진짜 봄이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은 '경칩'을 주제로 한 시를 모아보았다.
■경칩 관련 시모음
경칩 날에
/ 조남명

검은 땅속
겨울 긴 잠에서
개구리는 깨어 나와
닭 우는 소리를 듣고
봄의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고
야단법석인데
우리는
아직도
깊은 잠에 빠져
헛된 꿈을 꾸고 있다
이제는
모두 깨어나
기지개를 켜지 않으련
갈 길을 향해
경칩
/ 이해완

우수와
춘분 사이
연잎 같은
연못 속에
돌아온 탕아의 모습
개구리 한 마리가
천지간
진동하는 봄빛,
황홀하게
보고
있
다
경칩
/ 박종영

텃밭 거름더미에서
모락모락 더운 김이 솟아오른다
땅심이 기지개를 켜는
살아있는 땅의 맥박이다
나뭇가지마다 단물이 차오르고
달콤한 바람을 손에 담으니 구름이 내려와
촉촉한 물방울을 뿌리고,
땅을 구르니 일제히 솟아오르는
푸른 싹들의 아우성,
정녕 봄이 숨어있는 땅
경칩 날에,
지구의 숨바꼭질이
게으른 대지를 깨운다.
경칩
/ 주용일

땅이 풀린 것이 먼저였다
나뭇가지에 젖이 핑그르 돌고
껍질 속 벌레들이 꿈틀 한 것은
그 다음이었다
배고픈 새 날아들어
나무 쪼는 소리 산 메아리지고
문득 너를 생각하며
내 가슴 속에서
개구리들이 폴짝폴짝 뛴 것은
그 다음 다음이었다
경칩에
/ 전상순

겨울잠 자던 개구리
밖으로 뛰어나올 준비체조 시간
흰 눈이 펄펄 내리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개구리
놀라 몸이 퍼렇게 변하더니
이내, 거북걸음이어도
언 땅 뚫고서라도 나올 기세다
출발 개시(開始)
오늘은 경칩
길가 자전거 바퀴 매끄러지듯
순조로운 날씨가 참으로 다행이야
꿀 많은 향유꽃에 벌 나비 붙은 듯
폭신한 잔디에 따사로운 햇살,
거기 위에 나앉은 모습이
금상첨화야.
경칩
/ 김명배

어디를 짚어도
맥박이 온다.
살아 있는 땅
나무를 구르면
하늘을 메우는 숨방울,
들을 구르면
눈 높이까지 솟는
공깃돌
위로
날아 오르는
숨방울,
아지랑이는 아직
바램보다
키가 작지만
살아 있는 땅,
어디를 짚어도
체온이 온다,
맥박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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