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카야에 가면 만나볼 수 있는 메뉴가 있다.
소고기 타다끼.
겉면을 살짝 익힌 쇠고기를 얇게 썬 메뉴다.
그런데 나는 이 소고기 타다끼 메뉴를 보면서 항상 궁금한 것이 있었다.
왜 '타다끼'일까?
'타다끼'는 일본말 叩く(타다꾸)에서 왔다.
叩く
두드리다.
따라서 '타다끼'는 '두드림'이란 의미다.
이 의미를 생각할 때, '소고기 타다끼'는 소고기를 잘 두드려서 만든 요리여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보아도, 소고기 타다끼는 두드리지 않았다. 그냥 겉을 살짝 익혔고, 안은 거의 날것이다.
그런데 왜 '소고기 타다끼'란 말인가.
궁금하여 그에 대한 답을 찾아보았다.
■타다끼 뜻
일본에는 크게 두 가지 스타일의 타다끼 요리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소고기나 가다랑어를 사용하여 겉면만 살짝 익힌 스타일이다.
이런 스타일을 炙る叩き(아부루다타키) 라고 하는데, 炙る(아부루)는 '불로 살짝 굽는 것'을 의미한다.
음식점에서는 토치를 이용하여 겉면을 살짝 굽는 것을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전갱이 같은 생선을 잘게 자른 刻む叩き(きざむたたき키자무 타다키)다.
刻む(きざむ키자무)는 칼 등을 사용하여 잘게 써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음식을 만드는 방식이나 모양이 '타다끼'라는 원래 의미에 잘 부합한다
이 두 가지 요리 스타일 모두 일본에서는 '타다끼'로 부른다.
아니, 그런데 왜 불로 살짝 굽는 방식도 헷갈리게 같은 '타다끼'로 부르냐고?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아 다시 찾아보았다.
원래 가다랑어 타다끼는 고치현의 요리인데, 고치현에서는 가다랑어를 덩어리로 잘라서 소금 등을 간할 때는 손이나 칼의 넙적 부분을 사용해서 '두드려서' 재료에 간이 스미게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소금 간을 한 후에 겉면을 살짝 구운 후에 자른 요리가 바로 '아부루 타다끼'다. (*두드린 것과 불로 살짝 데운 것이 모두 담긴 이름이다)
이걸 줄여서 '타다끼'로 부르게 되었다.
이때부터 일본에서는 겉면을 살짝 구운 후 자른 요리를 '타다끼' 통칭하였고, 요즘은 특히 소고기 타다끼가 유명해졌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원조는 역시 가다랑어 타다끼다.
오호라.
이제는 어느 정도 개념이 잡혔다.
잘게 두드려 자르는 전갱이 등의 기자무 타다끼와 가다랑어에서 유래한 겉면만 살짝 굽는 아부루 타다끼, 이 두 개를 모두 줄여서 '타다끼'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자카야에서 안주를 시킬 때, 혹시나 이런 알뜰신잡을 설파할 기회가 있으려나?
있었으면 좋겠다. 없다면 살짝 유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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