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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건강

2월의 시 / 목필균, 이희숙, 정성수, 김해정, 이향아, 윤보영

by 휴식맨 2023.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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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 목필균

2월에 핀 매화
2월에 핀 매화

바람이 분다
나직하게 들리는
휘파람 소리
굳어진 관절을 일으킨다

 

얼음새꽃
매화
산수유
눈 비비는 소리

 

톡톡
혈관을 뚫는
뿌리의 안간힘이
내게로 온다

 

실핏줄로 옮겨온
봄기운으로
서서히 몸을 일으키는
햇살이 분주하다

 

 

 

 

2월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 이희숙

2월의 달
2월의 달

2월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별이 서툰 자를 위해
조금만 더 라는 미련을 허락하기 때문이고
미처 사랑할 준비가 되지 않은 이에게는
아직은 이라는 희망을 허락하기 때문이고
갓 사랑을 시작한 이들에게는
그리운 너에게로 거침없이 달려가는
따스한 가슴을 허락하기 때문이다

 

 

 

 

 

2월 시

 

- 정성수

2월의 풍경
2월의 풍경

자, 2월이 왔는데
생각에 잠긴 이마 위로
다시 봄날의 햇살은 내려왔는데

 

귓불 에워싸던 겨울 바람소리 떨치고 일어나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저 지평선 끝자락까지 파도치는 초록색을 위해
창고 속에 숨어있는 수줍은 씨앗 주머니 몇 개
찾아낼 것인가

 

녹슨 삽과 괭이와 낫을
손질할 것인가

 

지구 밖으로 흘러내리는 개울물 퍼내어
어두워지는 눈을 씻을 것인가

 

세상 소문에 때묻은 귓바퀴를
두어 번 헹궈낼 것인가

 

상처뿐인 손을
씻을 것인가

 

저 광막한 들판으로 나아가
가장 외로운 투사가 될 것인가

 

바보가 될 것인가

소크라테스가 될 것인가

 

 

 

 

 

2월의 향기

 

- 김해정

2월에 핀 꽃

해를 넘어 달을 보고
숨이 차게 달려온 시간
겨울인 듯 봄인 듯
흘러가는 어는 순간 지점

 

계절의 덤이라는 숫자 앞에
마른풀섶이 바스락바스락
지난해 묵은 무거움 훌훌 털어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많은 것을 보라고
숫자 몇 개를 살짝 빼놓는다

 

아! 가끔은 까먹고 빼먹는 게
좋을 때도 있구나
운둔한 감성의 단어 하나하나
꽃샘추위 뚫고 부푼 설렘 내려놓으며

 

키 작은 2월의 기쁨 속에
머지않아 달려올 봄의 향기
잠시라도 단꿈을 꿀 수 있으니...

 

 

 

 

 

2월에는

 

- 이향아

2월에 지는 태양

마른 풀섶에 귀를 대고
소식을 듣고 싶다
빈 들판 질러서
마중을 가고 싶다

 

해는 쉬엄쉬엄
은빛 비늘을 털고
강물 소리는 아직 칼끝처럼 시리다

 

맘 붙일 곳은 없고
이별만 잦아
이마에 입춘대길
써 붙이고서
놋쇠 징 두드리며
떠돌고 싶다

 

봄이여, 아직 어려 걷지 못하나
백리 밖에 휘장 치고
엿보고 있나

 

양지바른 미나리꽝
낮은 하늘에
가오리연 뛰워서
기다리고 싶다
아지랑이처럼 나도 떠서
흐르고 싶다

 

 

 

 

 

사랑한다, 2월!

 

- 윤보영

2월에 핀 동백꽃

2월 너는
12개월 중에 가장 짧고
1월과 3월에 묻히기도 하지만
내 1년을 만들어 줄 중요한 달!

 

너에게 손을 내민다
네가 겨울을 깨워 3월을 불러오듯
나에게도 잠재력을 깨울 힘을 달라고.

 

2월 너의 마지막 날
멋지게 한 달을 보낸 나에게 손뼉 쳐주고
웃으면서 3월로 들어서고 싶다.

 

사랑한다, 2월!
꽃을 피우고
마음에서 들려오는 새소리를 들으며
3월 어딘가를 걷고 있을 때
힘주어 손잡아 준 널 기억하겠다.

 

사랑한다, 2월!
열정적인 너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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