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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건강

5월 시 모음/ 도종환 "오월 민들레", 정연복 "5월의 다짐", 용혜원 "5월", 오순화 "오월 찬가", 이문희 "5월의 시"

by 휴식맨 2024.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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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가 초록으로 변하고, 초록이 더 짙어지고 있다.

햇살은 또 어떠한가.

왜 5월이 계절의 여왕인지, 우리를 납득시킨다.

5월.

바라보는 것만으로 벅차오르는 달.

시인들은 5월을 어떻게 노래했을까?

문득, 궁금하다.

■5월의 좋은 시 모음

오월 민들레

 

- 도종환

석상 아래 이름 모를 잡초들
석상 아래 이름 모를 잡초들

내가 이름 없는 땅에 이렇게 피어 있는 것은

이곳이 나의 땅인 까닭입니다.

내가 이렇게 홀로 피어 있어도 외롭지 않은 것은

이 세상 모든 꽃들도 제 홀로는 다 그렇게 있는 까닭입니다

풀과 꽃들이 모두 그렇게 있을 곳에 있듯이

당신과 나도 그렇게 있는 것입니다

날이 저물고 나의 시절도 다하여

조용히 내 몸 시들고 있어도 서럽지 않은 것은

당신도 그렇게 피었다 말없이 당신의 길을 간 때문입니다

 

 

5월의 다짐

 

- 정연복

초록으로 가득한 숲
초록으로 가득한 숲

초록 이파리들의

저 싱그러운 빛

 

이 맘속

가득 채워

 

회색 빛 우울

말끔히 지우리.

 

살아 있음은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는 것

 

살아 있음은

생명을 꽃피우기 위함이라는 것

 

살아 있는 날 동안에는

삶의 기쁨을 노래해야 한다는 것

 

초록 이파리들이 전하는

이 희망의 메시지

 

귀담아듣고

가슴 깊이 새기리

 

 

 

5월

 

- 용혜원

5월의 하늘과 나무와 길
5월의 하늘과 나무와 길

오월

초록이 좋아서

봄 여행을 떠난다

 

눈으로 보는 즐거움

마음으로 느끼는 행복이

가슴에 가득하다

 

오월

하늘이 좋아서

발길을 따라 걷는다

 

초록 보리 자라는 모습이

희망으로 다가와

들길을 말없이 걸어간다

 

 

 

오월 찬가

 

- 오순화

5월의 숲길
5월의 숲길

연두빛 물감을 타서 찍었더니

한들한들 숲이 춤춘다.

 

아침 안개 햇살 동무하고

산 허리에 내려앉으며 하는 말

오월처럼만 싱그러워라

오월처럼만 사랑스러워라

오월처럼만 숭고해져라

 

오월 숲은 푸르른 벨벳 치맛자락

엄마 얼굴인 냥 마구마구 부비고 싶다

 

오월 숲은 움찬 몸짓으로 부르는 사랑의 찬가

너 없으면 안 된다고

너 아니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라고

네가 있어 내가 산다.

 

오월 숲에 물빛 미소가 내린다.

소곤소곤 속삭이듯

날마다 태어나는 신록의 다정한 몸짓

살아있다는 것은 아직도 사랑할

일이 남아 있다는 것

 

오월처럼만

풋풋한 사랑으로 마주하며 살고 싶다.

 

 

5월의 시

 

- 이문희

파란 하늘의 하얀 구름
파란 하늘의 하얀 구름

토끼풀 하얗게 핀

저수지 둑에 앉아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보면

나는 한 덩이 하얀 구름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 속에 들어가

빛바랜 유년의 기억을 닦고 싶다.

 

그리고 가끔

나는 바람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 위에 드리워진

아카시아 꽃 향기를 가져다가

 

닦아낸 유년의 기억에다

향기를 골고루 묻혀

손수건을 접듯 다시 내 품 안에 넣어두고 싶다.

 

5월의 나무들과

풀잎들과 물새들이 저수지 물 위로

깝족깝족 제 모습을 자랑할 때

 

나는 두 눈을 감고

유년의 기억을 한 면씩 펴면서

 

구름처럼 바람처럼 거닐고 싶다

하루종이 저수지 둑길을 맴돌고 싶다.

 


5월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멋진 선물을 받았으니, 좋을 수밖에.

마음껏 기뻐하고, 마음껏 웃자.

그게 선물 받은 우리들의 표현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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