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4월이다.
4월은 봄이다. 봄의 중심이다.
주위를 보라.
푸릇푸릇 돋아나는 새싹들과 분홍색, 빨간색, 노란색 꽃들이 흐드러진다.
노래하자. 4월을, 봄을.
오늘은 좋은 계절, 4월을 노래한 시인들의 좋은 시를 모았다.
■4월의 좋은 시 모음
4월 아침
- 김상아
오래 잊고 있던 아련한 기억이
너로 인해 목련꽃 만개하듯
가슴에 피어오른다
너를 만나고 있으면 사랑하는 이의
촉촉한 눈망울에서 새어 나오는
고요한 울림으로 이내 맑은 시냇물이고
삶은 시금치 빛깔의 네가 그리도 좋아
간절한 그리움의 늪에서
첫사랑의 그림자 같은 너를 붙들고
네가 떠나갈까 가늘게 신음한다
너만 곁에 있다면
너만 곁에 있다면
4월
- 목필균
벚나무 바라보다
뜨거워라
흐드러진 꽃잎에
눈을 다친다
저 여린 향기로도
독한 겨울을 견뎠는데
까짓 그리움 하나
삼키지 못할까
봄비 내려
싸늘하게 식은 체온
비벼대던 꽃잎
하르르 떨구어져도
무한대로 흐르는 꽃 소식
으슬으슬 열감기가
가지마다 열꽃을 피워댄다
4월이 오면
- 권영상
4월이 오면
마른 들판을 파랗게 색칠하는
보리처럼 나도 좀 달라져야지
솜사탕처럼 벙그는 살구꽃같이
나도 좀 꿈에 젖어 부풀어봐야지
봄비 내린 뒷날 개울을 마구 달리는
힘찬 개울물처럼
나도 좀 앞을 향해 달려봐야지
오, 4월이 오면 좀 산뜻해져야지
참나무 가지에 새로 돋는 속잎같이.
4월의 詩
- 도지현
눈이 시리게 아름다운 계절
차라리 눈물이 난다
돌아보는 곳마다 함박웃음 짓는
꽃들의 유혹에 짐짓 유혹당해 본다
장자의 "호접몽"에서처럼
잠시 나비가 되어 날아
꽃과 사랑에 빠져 보기도 하고
꽃의 향기에 취해 흔들리기도 하며
이 아름다운 계절을 한껏 즐기고 싶다
한 세상 산다는 것이 별거더냐
백 년도 못 사는 인생
꿈꾸듯 살아 보고 취한 듯 살아보자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보고
그 아름다움에 푹 빠져도 보는 것도
인생에 때로는 필요하지 않을까
이 계절에 한 편의 詩처럼 살고 싶다
4월
- 오세영
언제 우레 소리 그쳤던가,
문득 내다보면
4월이 거기 있어라
우르르 우르르
빈 가슴 울리던 격정은 자고
언제 먹구름 개었던가
문득 내다보면
푸르게 빛나는 강물
4월은 거기 있어라
젊은 날은 또 얼마나 괴로웠던가
열병의 뜨거운 입술이
꽃잎으로 벙그는 4월
눈뜨면 문득
너는 한 송이 목련인 것을
누가 이별을 서럽다고 했던가
우르르 우르르
빈 가슴 울리던 격정은 자고
돌아보면 문득
사방은 눈부시게 푸르른 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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