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 리쿠의 책은 예전에도 곧잘 읽었다.
다양한 장르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추리물.
그냥 추리가 아니라, 왠지 현실에는 없을 것 같은 조금 몽환적인 추리물.
오늘 바로 이 책을 읽었다.
「7월에 흐르는 꽃」
'7월에 흐르는 꽃'이라는 제목이 내 손길을 끌었으리라.
아직 5월이지만, 무척이나 더운 오늘.
한 여름에 어울리는 책이 읽고 싶었다.
7월을 서늘하게 만들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제대로 고른 듯하다.
중학생 소녀 미치루에게 일어나는 현실적이지 않지만, 실제 현실의 이야기.
소녀의 눈에 보이는 미스터리와 두려움과 호기심.
그녀의 심리가 그대로 드러나면서, 읽는 독자도 어쩔 수 없이 그 속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전체 줄거리를 말해줄 순 없지만, 이 소설의 느낌을 한껏 담은 서시를 여기 소개해 본다.
서시
그리워하는 마음은
두려워하는 마음과 같다.
조용한 해 질 녘, 혼자 집으로 총총히 걸어갈 때
문득 중요한 것을 잊은 듯한 생각이 든다.
발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본 순간
멀리 있는 구름과 그곳에서 쏟아지는 빛을 보고 두려움에 휩싸인다.
중요한 것은 항상 떠올릴 수 없다.
당신은 그저 황혼 속에서 홀로 우두커니 서 있을 뿐.
이 서시를 읽으며, 도대체 무슨 말이지 싶었다.
온다 리쿠의 몽환적인 문체를 알기에, 이 서시가 그저 몽환적인 커튼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 다시 이 서시를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서시에 모든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을 앉은자리에서 한 번에 다 읽었다.
내가 한 번에 다 읽었다는 것은 재미가 있었다는 것인데, 사실 재미 때문에 그런 것은 결코 아니다.
재미보다는 궁금증.
읽는 독자의 코를 꿰어 끝까지 끌고 가는 것은 궁금증이다.
도대체 뭐지?
그래서 진짜 뭐냐고?
이런 궁금증에 화장실도 못 가고 다 읽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요즘 코로나 시대에 쓰인 가슴 아픈 이야기임을 알고서는 쉽게 뭐라 말할 수 없었다.
읽는 사람마다 느낌은 다를 것이다.
온다 리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 맛을 즐기리라 생각한다.
여름밤.
책장을 넘기며 서늘함을 즐기고 싶다면, 온다 리쿠의 '7월에 흐르는 꽃'을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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