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7월의 시를 찾아보았다.
7월은 정말 본격적인 여름의 달이다.
시인들은 7월을 어떻게 노래했을까?
궁금하다.
■7월의 좋은 시 모음
칠월
- 이수인
장맛비 그친 하늘 위에
구름꽃 둥둥 피어나고
풀벌레 소리높여 노래하는
할머니 모시저고리보다
햇빛이 더 짱짱한 칠월
피자두 적포도 청포도 복숭아
한입 물면 새콤달콤한 달
바람이 인색하게 불어도
넉넉하게 살찌우고 가는 칠월
한 해의 반은 감사로 보내오니
남아 있는 소망도 접지 않게 하소서
멀리서 오고 있는 가을을 위해
나지막이 기도하게 하소서
수채화
- 손월향
햇살 한 웅큼
도화지에 쏟아 놓고
흘러가는 구름을 따라
마음을 색칠하면
도화지에 퍼져 가는
지난 여름
7월의 풀숲에서
솟아나는 맑은 물이
뚝뚝 떨어져 내린다
숨었던 얘기들도
풀숲에서 일어나
7월의 초록빛 나무로
쑥쑥 자란다
사랑은 큰일이 아닐 겁니다
- 박철
사랑은 큰일이 아닐겁니다
사랑은 작은 일입니다
7월의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
한낮의 더위를 피해 바람을 불어주는 일
자동차 클랙슨 소리에 잠을 깬 이에게
맑은 물 한 잔 건네는 일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손등을 한 번 만져보는 일
여름이 되어도 우리는
지난 봄 여름 가을 겨울
작은 일에 가슴 조여 기뻐했듯이
작은 사랑을 나눕니다
큰 사랑은 모릅니다
태양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이라는
지구에서 큰 사랑은
필요치 않습니다
해 지는 저녁 들판을 걸으며
어깨에 어깨를 걸어보면
그게 저 바다에 흘러넘치는
수평선이 됩니다
7월의 이 여름날
우리들의 사랑은
그렇게 작고, 끝없는
잊혀지지 않는 힘입니다
7월이 오면
- 오정방
훨훨 날아가는 갈매기
옛친구같이 찾아올
7월이 오면
이육사를 만나는 것으로
첫날을 열어보리
활활 타오르는 태양이
소낙비처럼 쏟아질
7월이 오면
청포도를 맛보는 것으로
첫날을 시작하리
7월의 바다
- 박우복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밀려드는 너와
흔적 없는 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너의 외침이 가슴을 때릴 때
나를 묶고 있던 온갖 기억들은
하얀 포말이 되어 흩어져 버렸다
슬퍼하지 말자
기뻐하지 말자
밀려드는 파도도 거부하지 말자
7월의 바다는
나의 마음을 먼저 알고
아픈 추억을 만들지 않는다
단 둘이만 있을지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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