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건강

8월의 시 모음2

by 휴식맨 2024. 7. 29.
반응형

여름의 정점은 8월이다.

8월 하면 떠오르는 뜨거운 태양과 파란 바다.

그 정열과 낭만을 그린 시들을 찾아보았다.

■8월의 시

8월

- 나태주

수영복을 입고 있는 여자가 여름을 즐기고 있다

태양으로부터

무차별 쏟아지는

열정의 포화, 프러포즈

 

이 뜨거움 없으면

어찌 여름이

여름일 수 있겠니?

 

나무나 곡식이며 풀들은

어찌 일 년을 견딜 것이며

사람 또한 그러하겠니?

 

피서 혹서다

그럴 여유도 없다

태양의 선물이 고마운 것이다.

 

 

8월 태풍 비

- 오보영

수영장에 두 다리를 담그고 여름을 즐기고 있는 모습

뜨거운 여름열기

이겨내느라

 

지쳐있는 모습들이

안쓰러워서

 

강한 바람 대동하고

내달려왔단다

 

그러니

주위 두루 살펴서

 

더워진 몸

식히는 거 말고는

늘어진 맘

회복하는 거 말고는

 

불어오는 비바람에

피해가 없도록

 

몸과 맘 건강

잘 보살피려무나

 

곧이어 뒤따라올

 

드높은

가을 하늘

 

기대하면서..

 

신선한

갈바람

 

떠올리면서..

 

 

채송화

-김용락

채송화 한 송이가 피어있다

팔월, 불볕 아래서

한적한 어느 농가 흙담장 밑을

일렬로 줄지어 선

혹은, 도심 한복판 낡은 아파트

좁다란 베란다 위를

오순도순 손잡고 무리 지어 핀

채송화

너는 그렇게 자그마하고 앙증맞은

모습으로

지상의 아주 작은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지만

그러나, 내 가슴속에서는

너는

한치의 여백도 없이 스스로를 꽃피우면서 나를 점령한다

불볕보다, 더 뜨겁게, 섬뜩하게

 

 

8월의 일기

- 목필균

해변가에서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매미 소리 잦아들어도

물러갈 생각 없는 들끓는 더위에

멈칫거리는 귀뚜라미 소리

 

입추 지나고, 말복 지나고, 처서인데

바람은 여전히 뜨거워서 기다림만 길어진다

 

지난 것은 견딜 만했고

지금은 늘 힘들고

무언가 달라질 것 같은 내일이 있어

매일매일 일기를 쓴다

 

지팡이 짚고 야간 산책길에 나서며

두 다리에 힘이 오르길 바라는 팔순 할매

늘어가는 병원 진료 기록이 현주소인데

 

가라는 여름은 제자리에 있어도

막상 가을이 오면 빠른 세월이 서러우려나

 

열대야 식지 않은 어둠이 길기만 하다

 

 

팔월

- 조선윤

수영복을 입은 여인이 물에 발을 담그는 모습

살인적인 더위에

할딱이는 단내 나는 입김

혀 끝으로 뿜어내는 한 낮

곡식들도 폭염에 숨이 차는지

축 늘어져

큰 대자로 누워버린 그림자여

 

어쩌다 불어오는 바람도

더위를 먹었는지

뙤약볕에 익어가는 열매

서둘로 몸 사리고

 

저만치 하늘빛 집어삼킨 구름

뜨거운 태양 보듬으려다

 

줄행랑을 치는데

타는 목마름에 지쳐가는 팔월은

풍성한 가을을 위한

인내의 날들이어라.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