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근처에 특이한 카페가 하나 있다.
자신을 거의 드러내지 않은 카페.
그래서 이게 카페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간판 또한 눈에 띄지 않고 입식 간판에 조그맣게 immute라고만 적혀있다.
창 안으로 몇 사람이 앉아 커피를 마시는 모습에 '아, 카페구나' 아는 정도다.
어떻게 읽지? '임뮤트' 아니면 '아임 뮤트'?
궁금하여 찾아보았다. 두 개 다 맞을 듯하다.
일단은 '아임 뮤트'다. 그런데 또 안 쪽에 들어가 보면 '뮤트' 공간과 '임뮤트' 공간이 나뉜다.
뮤트.
보통 '음소거'를 우리는 뮤트라고 말한다.
사전적으로는 '무언의', '말이 없는', '벙어리'라는 뜻이 있다.
'아임 뮤트'.
나는 벙어리라는 뜻은 설마 아니겠지...?
궁금하다.
이 수상한 카페에 대해 정보를 더 찾아보다 mute의 깊은 의미가 담긴 글을 만났다.
그 글을 아래에 그대로 옮겨본다.
음소거와 일시정지는 얼핏 생각하기엔 비슷한 의미로 보입니다.
'소리가 나지 않는다'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당히 큰 차이가 있는데 그건 바로,
Play, 재생의 여부입니다.
저희는 이 부분을 대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려 합니다.
우리는 모두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생각을 표현하려 말을 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의 상대의 말을 듣기 위해, 생각을 받아들이기 위해
나의 말을 줄여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말과 함께 '생각'까지 멈춘다면,
진정한 대화는 어렵지 않을까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때로 음소거, mute가 필요합니다.
바깥으로 소리가 나오지 않지만, 여전히 내면에선 음악이 흘러가는 mute.
저희는 그 부분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대화, 그리고 관계에 집중하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의 말보다는, 당신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자 합니다.
이 글을 읽으며, 나는 다시 한번 '경청'이라는 말의 의미를 떠올렸다.
상대의 말을 정성스레 귀 기울여 듣는 자세.
모든 관계의 윤활유가 될 수 있는 보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해에 내게 '경청'이 스미기를 바라본다.
상대의 마음을 잘 받아들이고 공감하는 나.
그런 나이길 소망한다.
아임 뮤트.
나는 지금 나의 소리를 줄이고 당신의 소리를 듣고 있다.
온전히 당신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 카페 안으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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