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펑펑 내리던 것이 엊그제인데, 오늘은 웬일로 봄햇볕이다.
점심 먹고 내가 좋아하는 담벼락 앞에 섰다.
맑은 공기를 뚫고 쏟아지는 따스한 햇살.
겨울은 끝났는가?
다시 오지는 않겠지?
조심스레 확인하며 살며시 작별의 인사를 고한다.
봄. 봄. 봄...
입 속에서 천천히 맴돌다 기어이 터져 나오는 봄.
봄이여 오라.
찬란한 봄이여, 오라.
■3월의 시
3월의 행복
- 남정림
소박한 소망의 풀씨 보듬고
살얼음 언 강을 건너온 당신에게
고맙다는 따스한 말 한마디
건네고 싶은 3월이에요
내일도 내 것이 아닌 듯
내 일도 내 것이 아닌 듯
한 뼘의 여유를 햇살에 허락하고
꽃망울 터뜨릴 틈새를 열어주는
3월을 꿈꾸고 있어요
꽃을 만날 기다림과 설렘으로
소망의 문 활짝 열어젖히니
아직 꽃 없는 꽃길을 걸어도
행복한 그대와 나
3월 예찬
- 양광모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이제 곧 끝난다는 것 알지?
언제까지나 겨울이
계속되지는 않는다는 것 알지?
3월은 판도라의 상자에서
기지개를 켜며 말하네
아직 꽃 피지는 않았지만
이제 곧 활짝 피어나리라는 것 믿지?
3월의 바람
- 이해인
필까 말까
아직도 망설이는
꽃의 문을 열고 싶어
바람이 부네
열까 말까
망설이며
굳게 닫힌
내 마음의 문을 열고 싶어
바람이 부네
쌀쌀하고도
어여쁜 3월의 바람
바람과 함께
나도 다시 일어서야지
앞으로 나아가야지
봄은 어디서 오는가
- 양광모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고
해마다 꽃들이 다시 핀다
젖은 마음을 햇살에 말리고
웃음꽃 한 송이 얼굴에 싱긋 피우면
사람아
너는 봄의 고향이다
3월에는
- 최영희
어디고 떠나야겠다
제주에 유채꽃향기
늘어진 마음 흔들어 놓으면
얕은 산자락 노란 산수유
봄을 재촉이고
들녘은 이랑마다
초록 눈,
갯가에 버들개지 살아오르는
삼월에는 어디고 나서야겠다
봄볕 성화에 견딜 수 없다
3월의 시들을 하나씩 읽어보았다.
설렘.
봄은 설렘일까?
요 근래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봄과 매칭이 되는 사진들을 골랐다.
좋다.
봄은 그저 좋다.
화사한 모습 그대로, 빨리 내 곁으로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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