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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건강

12월의 시, 겨울시 모음2 (정재삼, 정용철, 목필균, 김사랑, 안성란, 정연복)

by 휴식맨 2023.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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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달력이 1장 남았다.

참 빠르다.

항상 느끼지만 또 느낀다. 빠르다!

아쉬움이 크지만 느끼는 감정은 아쉬움만이 아니다.

다양한 느낌들을 시인들은 어떻게 노래했을까?

12월을 노래한 시인들의 시 몇 편을 선별하여 올려본다.

■12월 시 모음

12월의 엽서

 

- 정재삼

눈 속의 예쁜 소녀

 

지구 한 점(點)의 구석에

지금

내가

12월의 엽서를 받아 들고 섰다

 

가을이 빠져나간

시린 그 자리에

빼곡 담겨있는 사연들 중

가슴 아픈 사연들이

가슴 속 저며 든다

 

따뜻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그리운 12월

 

올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누구나 한번쯤

사랑의 손길을 내어 보라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행복한 12월

 

- 정용철

눈 위에 예쁜 새가 앉아 있다

 

나는 12월입니다.

열한 달 뒤에서 머무르다가 앞으로 나오니

친구들은 다 떠나고

나만 홀로 남았네요.

 

돌아설 수도,

더 갈 곳도 없는 끝자락에서

나는 지금 많이 외롭고 쓸쓸합니다.

 

하지만 나를 위해서 울지 마세요.

나는 지금

나의 외로움으로 희망을 만들고

나의 슬픔으로 기쁨을 만들며

나의 아픔으로

사랑과 평화를 만들고 있으니까요.

 

이제부터 나를

"행복한 12월"이라 불러 주세요

 

 

12월의 기도

 

- 목필균

중년의 품격있는 여성

 

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

 

얼굴에 잔주름 늘어나고

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섞이고

마음도 많이 낡아져 가며

무사히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

일 초의 건너뜀도 용처치 않고

또박또박 품고 온 발자국의 무게

여기다 풀어놓습니다

 

제 얼굴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지천명으로 가는 마지막 한 달은

숨이 찹니다

 

겨울바람 앞에도

붉은 입술 감추지 못하는 장미처럼

질기게도 허욕을 쫓는 어리석은 나를

묵묵히 지켜보아주는 굵은 나무들에게

올해 마지막 반성문을 써 봅니다

 

추종하는 신은 누구라도 이름 짓지 않아도

어둠 타고 오는 아득한 별빛같이

날마다 몸을 바꾸는 달빛 같이

때가 되면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의 기도로 12월을 벽에 겁니다

 

 

12월의 시

 

- 김사랑

현실에는 없을 듯한 소녀

 

마지막 잎새 같은 달력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네

 

 

일년동안 쌓인 고통은

빛으로 지워버리고

 

모두 다 끝이라 할 때

후회하고 포기하기보다는

희망이란 단어로

다시 일어났으면 좋겠네

 

그대 사랑했으면 좋겠네

그대 행복했으면 좋겠네

 

 

12월 그리고 하얀 사랑의 기도

 

- 안성란

눈과 잘 어울리는 여자

 

빠르다고

세월 흐름이 참 빠르다고

한숨을 쉬기보다

또 다른 세상에

바람 불어 좋은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나온 시간이 고통이었다면

소득이 있는 새날에

바람이 꽃을 피워서

우리네 삶에 새로운 희망을 뿌려 주는

12월 기도 안에서

지나온 날을 곱씹으며 활짝 웃을 수 있는

뜻깊은 평화가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차가운 어깨 토닥여 줄 수 있는

따뜻한 손길로

힘내라고 열심히 살았으니

용기를 내라고

마주치는 눈길에

사랑이 피어났으면 참 좋겠습니다.

 

뒤 돌아본 시간

아쉬움을 남기지만

아쉬움 속에 한숨짓고

고개 숙인 아픔이 없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남은 시간

조급한 마음이기보다

앞날의 희망을 꿈을 꾸며

아직도 못다 한 말

남아 있는 예쁜 마음으로

하얀 사랑의 기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2월

 

- 정연복

눈 속의 귀여운 강아지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다

 

뒷맛이 개운해야

참으로 맛있는 음식이다

 

뒤끝이 깨끗한 만남은

오래오래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

 

두툼했던 달력의

마지막 한 장이 걸려 있는

 

지금 이 순간을

보석같이 소중히 아끼자

 

이미 흘러간 시간에

아무런 미련 두지 말고

 

올해의 깔끔한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자.

 

시작이 반이듯이

끝도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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