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
정말 봄이 왔다.
겨울옷을 장롱에 넣을까 고민하던 생각의 조각들, 이제는 안녕!
소식이 왔다.
경주에서 꽃소식이다.
와~ 이렇게도 이쁘게 피었구나.
봄은 이렇게 화사하다
엉덩이가 들썩인다.
봄은 가슴속 마음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뭐 해? 뭐 하고 있어? 지금 봄이야."
만개한 꽃들이 웃고 있다.
순결한 하얀색에 분홍빛깔 살짝 물들인 꽃잎들이 흐드러진다.
이게 봄이지.
"삶은 아주 짧은 천국이라고
왕릉 옆 흰 구절초도, 잘 안다"
삶이 짧다고 하는데, 봄은 또 얼마나 짧을까?
이 봄이 지나가는 것도 모르고 산다는 건, 참 씁쓸한 일이다.
봄은 축제다.
그 축제가 한창이다.
경주의 예스러운 기와 너머로, 하얀 목련이 펼쳐졌다.
와...!
감탄이 절로 난다.
조금 아쉽다면, 파란 하늘이다.
파란 하늘과 하얀 목련이 함께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강가의 수양버들.
연두색 잎들이 돋아난 수양버들이 봄의 강옆에서 사색 중이다.
물빛도 봄이다.
봄의 물빛이 따로 있을까 하겠지만, 다르다.
저건 정말 봄의 물빛이다.
이 꽃잎들
천지간이 꽃입니다
눈 가고 마음 가고 발길 닿는 곳마다 꽃입니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지금 꽃이 피고, 못 견디겠어요
눈을 감습니다 아, 눈감은 데까지 따라오며 꽃은 핍니다.
피할 수 없는 이 화사한 아픔, 잡히지 않는 이 아련한 그리움
참을 수 없이 떨리는 이 까닭 없는 분노 아아
생살에 떨어지는 이 뜨거운 꽃잎들
- 김용택 님의 시 '이 꽃잎들'
봄은 시를 읽게 한다.
아니, 봄은 시다.
그냥 읽지 않고 보는 시다.
이 봄이 가기 전에 많은 시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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