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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조각들...46

이재명 시지프스? 시지프스 형벌과 그것에 관한 짧은 상념 이재명 대표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에 관련하여 검찰 출석을 하면서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런데 입장문에 이런 표현이 있었다. "비틀어진 세상을 바로 펴는 것이 이번 생에 저의 소명이라 믿습니다. 어떤 고난에도 굽힘 없이 소명을 다할 것입니다. 기꺼이 시지프스가 될 것입니다." 시지프스? 난 정치인의 말에는 크게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다만 내가 모르거나, 잘 모르는 것이 있다면 꼭 찾아본다. 오늘은 이재명이 말한 시지프스에 대해 알아보자. ■시지프스 신화, 그리고 의미 시지프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온다. 신화에서 시지프스는 신들을 속인 죄로 죽어서 바위를 산꼭대기에 굴려 올리는 형벌을 받았다. 그런데 산꼭대기가 뾰족해서 바위를 올려놓으면 곧바로 굴러 떨어지고, 다시 올려놓으면 또 굴러 떨어졌다. 그는 끊임.. 2023. 8. 17.
분당 서현역 묻지마 칼부림을 보며 사형제 부활을 생각하다 아니, 또? 이번에는 분당이다. 서현역에서 묻지 마 칼부림으로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중상자만 12명이라고 한다. 차량을 몰고 돌진하고 백화점 1층과 2층에서 흉기를 휘둘렀다는데, 피의자는 경찰서에서 횡설수설 중이란다. "특정 집단이 나를 죽이려 한다" 뭐? 이런...! 정신에 문제 있다는 것으로 모든 것을 변명하려고? 법이 너무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 흉악한 범죄자에게는 사형을 집행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실질적으로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 '사형'이라는 판결은 있어도, 집행을 하지 않는 나라. 1997년 12월 30일이 마지막 사형집행이었으며, 그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다.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이유는 다음 3가지이다. ①범죄자도 인권이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2023. 8. 4.
봄의 풍경들, 2023년 봄의 경주를 만나다 봄이 왔다. 정말 봄이 왔다. 겨울옷을 장롱에 넣을까 고민하던 생각의 조각들, 이제는 안녕! 소식이 왔다. 경주에서 꽃소식이다. 와~ 이렇게도 이쁘게 피었구나. 봄은 이렇게 화사하다 엉덩이가 들썩인다. 봄은 가슴속 마음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뭐 해? 뭐 하고 있어? 지금 봄이야." 만개한 꽃들이 웃고 있다. 순결한 하얀색에 분홍빛깔 살짝 물들인 꽃잎들이 흐드러진다. 이게 봄이지. "삶은 아주 짧은 천국이라고 왕릉 옆 흰 구절초도, 잘 안다" 삶이 짧다고 하는데, 봄은 또 얼마나 짧을까? 이 봄이 지나가는 것도 모르고 산다는 건, 참 씁쓸한 일이다. 봄은 축제다. 그 축제가 한창이다. 경주의 예스러운 기와 너머로, 하얀 목련이 펼쳐졌다. 와...! 감탄이 절로 난다. 조금 아쉽다면, 파란 하늘이다. 파.. 2023. 3. 23.
봄비 내리는 날에 벌써 봄이구나 겨울의 심술이 끝나지 않았는데 밤사이 내린 비 목말랐던 가지에 생명의 소리들 단비 머금은 네 모습 잠시 머무는 내 발걸음 출근을 잊어버린 바보의 가슴에 분홍색 꽃망울들. 아, 봄이구나! . . 앗! 출근해야지. 출근길. 분홍색 꽃망울들에 마음을 빼앗겼다. 봄은 또 그렇게 왔다. 봄비처럼 조용히 조용히... 2023. 2. 10.
10개의 사과를 3명에게 공평하게 나누는 방법/수평적 사고-라떼럴 싱킹 인터넷 뉴스들을 검색하다 보면 자주 만나는 것이, 바로 '싸우는 것'이다. 내가 더 많이 가져야겠다고, 또는 누군가가 더 많이 가져가고 있다고 싸우는 일들을 목격한다. 댓글들에는 서로 욕하느라 정신이 없다. 좁은 나라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으니, 더 가지겠다고, 또는 이게 맞다고 싸우는 게 일상다반사가 되었다. 오늘은 조금 생뚱할 수 있지만, 또는 관련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어, 엉뚱 문제를 던져본다. "10개의 사과를 3명에게 공평하게 나누시오." 이 문제는 수평적 사고 퀴즈로 자주 다뤄지는 문제다. ♣수평적 사고/ 라떼럴 싱킹 수평적 사고라는 것은, 기성 개념이나 논리의 제약이 되는 전제에 얽매이지 않고, 사물을 다면적으로 고찰해, 수평 방향으로 발상을 넓히는 사고법이다. 조리 있게 논리적으로 결론.. 2023. 1. 4.
영화 영웅 감상평/ 배우 정성화를 다시 보다 너무 기대를 안 했던 걸까. 영화 '영웅'을 보고서 감격에 벅차 영화관을 나왔다. 뮤지컬을 영화화한 것이라, 조금 낯설 것이라 여겼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스토리를 놓치지 않으면서 각각의 넘버(노래)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단순 노래 감상이 아닌 영화 속 이야기에 빠져 들었기에 감동은 배가 되었고, 극장 여기저기서 우는 소리가 들려오곤 했었다. 그만큼 영화는 관객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야기다. 아니 역사다. 그래서 친구가 '영웅'을 예매했다고 했을 때 '왜 굳이 그 영화를...' 하는 생각을 했었다. 애국심이라는 명목하에 일본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어차피 주인공이 죽을 것이니 우울할 것이고, 뮤지컬 영화라.. 2022. 12. 25.
2023년 '각자도생'을 생각하다. (각자도생 유래?) '새해'라는 말에는 언제나 '희망'이 붙는다. 하지만 곧 맞이하는 '2023년'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를 찾기가 어렵다. 뉴스를 통해서 알고 있는 사실들 외에도,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만 보아도 어려움이 실감 나기 때문이다.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져, 더 밑을 향해 가고 있다. 코로나가 끝나진 않았지만,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지났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경기가 살아나야 하는데, 오히려 더 나빠지고 있다. 금리가 오르는 것을 보면, 마치 IMF 시절이 다시 오는듯하다. 빚이 있는 자는 무너질 것이다. 불황이 만드는 것은 보다 깊은 부익부 빈익빈의 골짜기다. 우리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 러시아가 야기한 전쟁은 아직 끝날 기미가 없고 그로 인한 .. 2022. 12. 20.
킹달러 시대, 불공정의 시대/강자의 횡포를 지켜보다 방금 달러 환율을 보니, 세상에 1441원이다.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그리고 아니 왜? 하는 의문이 든다. 지금은 IMF도 아닌데. 외화 보유액도 충분하고, 대외순자산, 장단기 외채 비율도 좋다는데, 달러는 계속 오르고 있다. 급속한 달러 강세가 이어지다 보니, "킹달러"라는 말이 생겼다. 달러 강세로 인하여 미국을 제외한 세계 모든 나라의 화폐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진짜 말그대로 달러가 "킹" 즉, 왕이 되었다. 달러가 이렇게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미국은 코로나 팬데믹 사태에 자국 경제를 살리겠다고 어마어마한 달러를 풀었다. 그 결과 시장에 풀린 돈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자, 이제는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금리를 급하게 올리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달러의 가.. 2022. 10. 1.
좋은 목소리 만드는 법. 메라비언 법칙을 참고한다 언젠가 유튜브에서 웃긴 대사인데, 그 대사를 배우 이병헌이 했을 때 느낌의 차이를 보여 준 동영상을 봤다. 완전히 달랐다. 부드럽고 남성적인 그의 말이 입혀진 대사는 전체적인 분위기 자체를 바꿔버렸다. 살면서 잘 생긴 사람보다 목소리가 좋은 사람이 더 부럽다. 목소리는 그 사람의 이미지를 크게 좌우한다. 과학적인 근거를 들자면, 메라비언 법칙을 말할 수 있다. ◈메라비언 법칙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앨버트 메라비언이 발표한 이론이다. 상대방에 대한 인상이나 호감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목소리는 38%, 보디랭귀지 55% (표정 35%, 태도 20%)의 영향을 미치는 반면, 말하는 내용은 겨우 7%의 영향만을 준다고 한다. 실제로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그 사람의 말의 톤, 말의 색이 고운 .. 2022. 7. 24.
한국 핵무장 필요하다 다음 뉴스에서 눈에 띄는 기사. "일본의 핵무장을 막지 말라" "일본의 핵무장을 막지 말라"는 한국계 교수의 내셔널 인터레스트 기고문이 실렸다. 한국보다는 일본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4개의 이유를 들었다. 정말 일본이 핵무장을 해야 하는지, 한국이 핵무장을 하면 안 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일본의 핵무장을 막지 말아야 하는 이유 4가지 1. 한국은 1970년대 미국을 속이고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던 전력이 있지만, 일본은 한 번도 미국을 속인 적이 없다. → 팩트를 말했기에 틀리지는 않지만, 현재는 군사정권이 아닌 민주주의가 성숙된 한국이기에, 이로써 한국을 배제하는 것은 억지라고 할 수 있다. 2. 한국은 5년마다 정권이 바뀌지만 일본은 보수정권이 장기 집권하고 있어 대외정책이 안정적이다. 한국의 보.. 2022. 7. 13.
국민교육헌장을 외워보다 4년째 쓰고 있는 휴대폰. 내 손에 무언가 들어오면 잘 나가지 않는다. "함께 가자. 나와." 마치 이런 슬로건을 갖고 사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나는. 저장 공간이 부족해져서 앨범의 사진들을 지우다 아래의 사진을 만났다. 푸흣. 어디더라...? 강화도다. 강화도 조양 방직에서 커피 마시던 날, 벽에 붙어 있던 사진이 정겨워 '찰칵' 찍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시절(?)이 떠올라서는 아닐 거다. 나는 그 시절 그 세대라고 함께 묶이길 거부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사실 하나. 애국가가 흘러나오면 그곳을 향해 돌아서서 가슴에 손을 얹는다는 것을, 내 몸이 기억한다는 것이다. "너 혹시 국민교육헌장 아니?" 대뜸 아들에게 물었다. 그리고 나는 이상한 사람이 되었다. 구시대의 유물을 꺼내 든 나는 변명의 여지.. 2022. 6. 18.
장기하 '부럽지가 않어' 노래 가사에서 삶을 배운다 살다 살다 이런 노래 처음이다. 노래 듣다가 웃음 터져 숨 넘어 가는 줄. 동네 백수 술 한잔 걸치고 중얼거리는 듯한 노래. 그런데 가만히 들어보니, 예사롭지 않다. 장기하의 노래. '부럽지가 않어'의 전체 가사를 적어본다. 야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아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아 한 개도 부럽지가 않어 어?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어 전혀 부럽지가 않어 니가 가진 게 많겠니 내가 가진 게 많겠니 난 잘 모르겠지만 한번 우리가 이렇게 한번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해보자고 너한테 십만원이 있고 나한테 백만원이 있어 그러면 상당히 너는 내가 부럽겠지 짜증나겠지 근데 입장을 한번 바꿔서 우리가 생각을 해보자고 나는 과연 니 덕분에 .. 2022. 5. 16.
불두화를 보며 / 이해인 불두화를 보며 기도가 잘 안되는 여름 오후 불두화가 가득한 꽃밭에서 더위를 식히네 꽃잎마다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흐르고 잎새마다 물 흐르는 소리 각박한 세상에도 서로 가까이 손 내밀며 원을 이루어 하나 되는 꽃 혼자서 여름을 앓던 안에도 오늘은 푸르디 푸른 한다발의 희망이 피네 불두화처럼 둥근 웃음 내 이웃들의 웃음이 꽃무더기로 쏟아지네. 출근길, 탐스럽게 피어난 불두화가 눈을 사로잡았다. 초록잎과 대비되는 하얀 빛깔이 곱다. 불두화. 꽃의 모양이 부처의 머리처럼 곱슬곱슬하고 부처가 태어난 4월 초파일을 전후로 꽃이 만발해서 '불두화(佛頭花)'라고 부른다. 꽃잎마다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흐르고 잎새마다 물 흐르는 소리 詩를 그대로 담았다. 꽃잎과 하늘과 구름과 그리고 초록의 잎새. 무엇이 급하다고 저 빛.. 2022. 5. 12.
마윈 국가전복혐의 체포설 관련 뉴스를 보며 중국의 미래를 생각하다 요즘 나는 매일 중국의 코로나 확진자 관련 포스팅을 올리고 있다. 그 이유는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막을 수 없는 것을 막으려고 하면, 반드시 그 부작용이 크다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지금처럼 확산력이 커진 코로나를 완전 '제로 방역'을 하겠다는 발상은 '역시나 공산당'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물론 어렵다는 것은 중국 공산당도 알고 있겠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어떻게든 봉쇄하려고 하고 있다. 「2022년 10월 차기 5년을 책임질 총서기 선출」 시진핑 당 총서기의 3연임(15년)을 성공시키기 위해, 중국은 비상식적인 도시 봉쇄를 행하고 있다. 인구 2400만명이 넘는 대도시인 상하이를 봉쇄한다는 것은 '제로 방역' 아니, 시진핑의 당 총서기 3 연임을 위해 모든 것을 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2022. 5. 3.
문득 떠오른 詩. 나희덕 시인의 "그런 저녁이 있다" 죽음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일본 본사의 경리부장님. 만날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하시고 덕담을 하시던 그분의 모습이 떠올랐다. 왔으니 가야겠지만, 그러기엔 아직 이르지 않나... 하는 생각. 삶은 그렇게 예고도 없이 떠난다. 멍... 하니, 현세를 잠시 떠났던 나의 정신이 詩 하나 물고서 돌아왔다. 저물 무렵 무심히 어른거리는 개천의 물무늬에 하늘 한구석 뒤엉킨 하루살이 떼의 마지막 혼돈이며 어떤 날은 감히 그런 걸 바라보려 한다. 뜨거웠던 대지가 몸을 식히는 소리며 바람이 푸른빛으로 지나가는 소리며 둑방의 꽃들이 차마 입을 다무는 소리며 어떤 날은 감히 그런 걸 들으려 한다. 어둠이 빛을 지우며 내게로 오는 동안 나무의 나이테를 내 속에도 둥글게 새겨 넣으며 가만 가만히 거기 서 있으려 한다. 내 몸을.. 2022. 3. 25.
봄의 소리를 듣는다 차 한잔 마실까 하여 잠깐 탕비실에 들렀다. 재잘재잘~, 무슨 소리인가 싶어 창밖을 보니 손님이 왔다. 재잘거리던 게, 너였구나! 반가웠다. 작년에 봤던 녀석이다. 봄이면 제일 먼저 날아와 창밖 감나무에 앉는 새. 이름? 모른다. 그냥 나에겐 '봄새'다. 녀석이 오면 봄이 오니까. 겨우내 말라비틀어진 감을 쪼며 재잘거린다. "재잘재잘~" 뭐라고? "재잘재잘~" 아..., 반갑다고...! 억지 환대를 받으며 웃는다. 유난히 춥고도 긴 겨울이었다. 모두가 함께 견뎌 온 겨울이다. 이제는 그만. 우리에겐 따뜻한 온기가 필요하다. "재잘재잘~" 봄이 왔다. "재잘재잘~" 봄새의 노래와 함께 봄이 왔다. 몸도 마음도 활짝 기지개를 켜고, 따스한 봄을 맞이하련다. 봄의 연가 - 이해인 수녀님 겨울에도 봄 여름에도 .. 2022. 3. 3.
넷플릭스 일본드라마 '꾸미는 사랑에는 이유가 있어'를 보며 "いつかはこれから" 알고 있는 말이다. 그런데 잊고 사는 말이다. "언젠가는 지금부터" 하루가 하루로 한 달이 한 달로 지날 때 어느 새 일 년이 끝났다. 그렇게... 시간은 매정하다. いつかはこれから 원하는 게 있다면 これから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これから다. いつか는 언제나 いつか로 끝난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더욱 느끼는 건 "いつか"가 아닌, "これから" 2022. 1. 14.
어느새/ 장필순 or 어느새/싱어게인2 73호 각각 감상평 어느새 어느새 내 나이도 희미해져 버리고 이제는 그리움도 지워져 버려 어느새 목마른 가슴 모두 잃어버린 무뎌진 그런 사람이 나는 되어만 가네 어느새 시간은 사랑하는 사람마저 빼앗아 나를 상심하게 만들었지만 어느새 이제는 가슴 시린 그런 기억조차도 모두 깨끗하게 잊어버린 무뎌진 사람이 돼가네 . . . 가수 장필순이 부르는 "어느새"는 담백하면서도 몽환적이다. 담백함에 촉촉한 목소리가 더해질 때, '어느새', 추억은 안개처럼 피어올라 주위를 덮는다. (어느새. 어느새. 어느새....) 그리고 싱어게인2 73호 가수. 싱어게인2 73호의 "어느새"를 다시 들었다. 심사위원들의 칭찬이 굉장했던 73호. 올 A를 받을만하다 생각했다. 같은 노래지만, 원곡 가수인 장필순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소심한 남자의 애.. 2021. 12. 21.
첫눈? 집 주변의 겨울 풍경- 눈사람도 코로나 무서워 마스크 써요 지난 주말에 첫눈이 왔습니다. 첫눈이 맞나요? 아무튼 제 기억으로는 첫눈입니다. 출근하는 날에 눈이 오면 달갑지만은 않지만, 주말에 오는 눈이라면 환영입니다. 하얗게 내리는 눈. 더구나 함박눈이었습니다. 얼른 커피를 끓이고 커튼을 한껏 젖혔습니다. 그윽한 커피 향 너머 하얗게 변해가는 세상 풍경. 좋네요... 겨울. 집에만 있기에는 아까웠습니다. 휘리릭, 챙겨 입고 밖으로 깡충깡충. 집 앞 놀이터가 새 옷을 입었습니다. 평소 할아버지 할머니가 앉아 계시던 흔들의자. 머리 위에 하얀 모자를 쓰고서, 나란히 그분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놀이터를 지나 좀 더 걸었습니다. 푸근하게 맞이하는 공원의 산책길. 뽀드득뽀드득. 심심할까 봐 그러는 걸까요. 발걸음에 맞춰서 산책길이 노래를 합니다. 이렇게 좋은 날. 안.. 2021. 12. 20.
누구를 뽑아야 하나?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는 외계인을 뽑는 선거다. 어제 저녁이었다. 퇴근하는 지하철에 '카톡' 하나. 가족방에 아들이 투척했다. 클릭하여 들어가니, 아래의 웹툰이 나왔다. 뭐지? 머리 모양을 보니, '심슨 가족'인가 뭔가 하는 웹툰임을 알았다. 물론 나의 기억이 그렇다는 거고, 저 웹툰은 심슨이 아닐 수도 있다. 눈이 침침하다. 도대체 읽을 수가 없다. 에효..., 벌써 노안인가...! 어쩔 수 없이 다운받아서 다시 보았다. 찬찬히 보다가 웃었다. 좋은 웃음이라기 보다는, 막 다린 탕약을 마신듯한 웃음이었다. 당신도 읽어 보라. 천천히... 생각하며... 아, 굳이 천천히 생각하며 읽을 필요도 없겠네. 적나라하게 글을 써 놓았으니. 심슨가족은 미국인이다. 그런데 저 웹툰은 지금의 우리나라 대통령선거를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 보다 더 정확히 .. 2021. 12. 17.
三人成虎 삼인성호-2022년 사자성어 三人成虎 (삼인성호) 사람 셋이면 호랑이도 만든다 뉴스를 보다가 껐다. 도대체 무엇이 진실인지. 여기저기 말들이 쏟아진다. 말. 말. 말. 세상은 안갯속이다. 안개 짙은 아침은 그래서 더 현실적이다. 진실을 가리는 무수한 말들이 안개보다 심하다. 진실이 있기는 한 것인지. 아, 그보다 진실이 의미가 있었던가. 그저 뉴스를 만들고, 뉴스를 소비하는 이방인들이 있을 뿐이다. 말. 말. 말 三人成虎 (삼인성호) 사람 셋이면 호랑이도 만든다 우리는 바보가 아닌데 정말 아니라고 믿는데 TV에서 쏟아지는 말들에 얻어맞아 어느새 바보가 되어있다.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텔레비전 보면 바보 된다." 오. 늘. 도. 제일 말 잘한다는 놈(죄송^^;;)들 셋이 모여 호랑이를 만든다. 호랑이에게 잡혀 먹든 말든 관심이 없다.. 2021. 12. 8.
소박하고 자잘한 기쁨들, 장월평천에서 행복을 만나다 정말로 행복한 나날이란 멋지고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 날이 아니라 진주알들이 하나하나 줄로 꿰어지듯이 소박하고 자잘한 기쁨들이 조용히 이어지는 날들인 것 같아 허밍버드 행복이란 자전거를 타는 것이다. 꽃이 피어있는 길에 잠시 멈춰서서 바라보는 것. 행복이란 잠시 꽃과 머무르는 것이다. 꽃은 스스로 계절을 안다. 사람은 꽃을 보고서야 계절을 안다. 꽃에게 묻는다. 계절은 가고 오는 것이냐, 계절은 그저 가는 것이냐. 꽃은 말이 없다. 그저 눈짓한다. '잘 가시우~' 길은 이어진다. 길은 펼쳐진다. 길이 있고 거기 내가 있다. 길이 있고 하늘이 있고 들판이 있고 그곁에 내가 있다. 토옥 튀겨 보고 싶은, 주욱 그어 보고 싶은, 와아 외쳐 보고 싶은, 푸웅덩 뛰어들고 싶은 그러나 머언, 먼 가을 하늘 가을 하늘.. 2021. 9. 20.
사람은 언제 죽는가? 사람은 언제 죽는다고 생각해? 심장이 총알에 뚫렸을 때... "아니." 불치의 병에 걸렸을 때... "아니." 맹독의 버섯 수프를 먹었을 때... "아니." "... 사람들에게 잊혀졌을 때... 죽는 거야!!!" [원피스의 명대사 중 하나] 누군가가 기억하고 있는 한 그 사람은 죽지 않습니다. 그의 뜻이 계승되어 간다면 그는 영원히 살아있는 것입니다. 내가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이는 지금도 내 안에 살아있습니다. 비가 촉촉이 내리는 오후, 떠나간 이를 생각합니다. 2021. 8. 27.
꽃은 왜 아름다울까 꽃은 왜 아름다울까 그것은 한줄기 마음으로 피었기 때문이다 누가 보아도, 보지 않아도 꽃은 피어있다 맑은 날도, 비가 오는 날도 꽃은 그렇게 피어있다 꽃이 피어난 자리에 마음이 깃들어 있다 점심 먹고 오는 길에 꽃을 만났습니다. 길 모퉁이에 소담스레 피어난 꽃. 어찌 그리 예쁠까요. 언제 피었을까? 내가 보지 않았어도 꽃은 거기에 피었겠죠. 누가 보아도, 보지 않아도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꽃을 피우는 모습. 바라보니 자연스레 마음이 스며듭니다. "참 아름답구나." 2021. 8. 20.
쉼과 삶 쉬고 싶을 때는 쉬자.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 "쉼" 가끔씩은 쉬어도 된다. 쉬다 보면 또 하고 싶어 지니까. 하고 싶어 지든 하기 싫든 어쨌든 살아지는 것. "삶" 2021. 8. 13.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누구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친구의 카톡에서 처음 접한 이름이다. 가슴을 파고드는 글귀.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실습 없이 죽는다" 누구지? 위키백과에서 인물검색을 해 보았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1923년 7월 2일 ~ 2012년 2월 1일) 199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폴란드의 시인으로, 여성으로서는 1903년 마리 퀴리 이후 93년 만이다. 야기엘론스키 대학교에서 폴란드 어문학과 사회학을 공부하였으나 중퇴했다. 그 후에 그녀는 몇년 간의 세월을 주간지를 편집하면서 보내왔다. 쉼보르스카는 그 후의 시집을 정치적보다는 자신적으로 묘사하였다. 그러나 그의 첫편 (1952년)는 공산주의의 큰 영향을 받았다. 그렇지만 1.. 2021. 7. 23.
등관작루- 나에게 꿈은 있는가? 골목길, 점심을 먹으러 어느 중국 음식점에 들렀다가 벽에 걸린 한시를 보았다. 등관작루(登鸛雀樓). 밝은 해는 산자락을 따라 저물어 가고 황하는 바다를 향해 흘러드는데 천리 밖을 더 내다보기 위해서 높이 한걸음 더 올라가네 먼 옛 사람, 당나라의 시인 왕지환은 기상이 높은 사람이었나 보다. 천리 밖을 더 내다보고자 다시 한 층을 오른다니. 2021년을 살아가는 나는, 그런 기상이 있는가? 마스크를 쓰고 오늘의 메뉴, 새우 볶은밥을 기다리는 나는, 오를 관작루가 있는가? 식하초반(食蝦炒飯) 시간은 무한하고 삶은 유한한데 오늘 한 끼 해결하는데 바쁜 난 무한 속 유한의 점 하나 찍기 어렵네 맛있게 먹은 새우 볶은밥이 민망하여 나름 엇비스므리 읊조리며 계산대를 향했다. 2021. 7. 8.
비와 당신, 나의 오후를 적시는 노래 촉촉하게 비 오는 날, 어제 보았던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의 OST "비와 당신"을 듣고 있다. 사랑했던 기억마저 아스라한 지금, 비와 함께 흐르는 추억은 누구의 것인가. 나에게도 아직 사랑이 남았을까. ♪ ...... 이젠 당신이 그립지 않죠 보고 싶은 마음도 없죠 사랑한 것도 잊혀 가네요 조용하게 알 수 없는 건 그런 내 맘이 비가 오면 눈물이 나요 아주 오래전 당신 떠나던 그날처럼 이젠 괜찮은데 사랑 따윈 저버렸는데 바보 같은 난 눈물이 날까 ...... ♬ 진짜 하마터면 커피 잔 위로 눈물 쏟을 뻔했다. 마음은 그대로인데, 시간은 나를 멀리도 데려다 놓았다. 적응되지 않는 숫자가 내 나이라고, 아직은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도...... 몸은 인정하는 듯. (ㅜㅜ) 창 밖 여전히 내리는 비에 내 .. 2021. 6. 18.
딸에게 쓰는 편지. 마음 표현하기 참 어렵다... "사랑해" 이 말밖에 생각이 안 나네. 무심하다고 여기지는 마. 왜 그런 거 있잖아. 정말정말 맛있는 걸 먹으면, "맛있어" 밖에 생각나지 않는 거. 그런 거야. TV 음식프로를 보면, "파닥파닥 헤엄치는 물고기가 땅 위의 돼지를 만나 함께 블루스를 치는 맛이랄까...?" 그런 멘트 있잖아. 한마디로 '그다지 맛없다'는 말이지. 진짜 맛있으면 생각할 틈이 없어. "맛있어......" "사랑해" 진짜니까. 내 마음.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내 딸, 사랑해" 이 말뿐. 그래도 아쉽다고? 으음... 오늘 아침 너의 자는 모습을 보는데, 내 정신이 쏘옥 빴더라. 어쩜 이리 예쁠까? 도대체 얘는 어디서 왔길래, 이리 현실감이 없이 예쁜 걸까? 어느 별? 아... 별은 아니랬지. 어느 행성에서 왔을까? 그러다.. 2021. 5. 28.
김소월의 시 '산유화'. 다시금 내 마음에 스며들었다. 일산은 산이 하나밖에 없다 하여, 일산(一山)이랍니다. 그 하나의 산이 고봉산이네요. 오늘 고봉산 영천사 가는 길에 김소월의 시 '산유화'를 만났습니다. 중학교 때 암기했던 시였죠. 산유화. 다시금 읊어봅니다.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그러네요. 꽃들은 계절오면 제 필 때를 알아, 여기저기에 피네요. 예쁘다는 걸 아는 지 모르는지, 꽃들은 관심이 없어요. 오직 사람만이 예쁘다 할 뿐.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 피어 있네 소월은 분명 꽃을 보며 외로움을 느꼈을 겁니다. 꽃은 그저 꽃일 뿐, 소월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은 아니니까요. 존재하고 존재하지만, 서로 빗껴갈뿐이랍니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하지만 새는 또 어떻습니까. 자신의 존.. 2021. 5.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