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계절인가 보다.
매일 비가 내린다.
일기예보는 필요치 않다.
느닷없이 내리는 비에 깜짝 놀라는 사람들.
그러려니, 우산을 여유롭게 펴는 사람들.
비는 그렇게, 모두에게 내리고 있다.
오늘은 비에 관한 시를 소개한다.
■비에 관한 시 모음
빗방울 하나가
- 강은교
무엇인가 창문을 두드린다
놀라서 소리나는 쪽을 바라본다
빗방울 하나가 서 있다가 쪼르르 떨어져 내린다
우리는 언제나 두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이 창이든, 어둠이든
또는 별이든
소나기
- 목필균
언제 누가 내게
이렇게 시원한 발자국을 남겼으리
선 채로 거센 빗발에
온전히 젖다 보면
다 풀어져 버릴 두루마리 같은 상념들
확실한 흔적
목줄기까지 젖어오는 내 안의 그리움들
떠내려간 하루는 오히려 짧다
폭우
- 이창훈
지금껏
나의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
서서히
젖을 새도 없이 젖어
세상 한 귀퉁이 한 뼘
처마에 쭈그려 앉아
물 먹은 성냥에
우울한 불을 당기며
네가 그치기만을
기다리던,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 용혜원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사랑에 더 목마르다
온몸에 그리움이 흘러내려
그대에게 떠내려가고 싶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그리움이
구름처럼 몰려와
내 마음에 보고픔을 쏟아놓는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온몸에 쏟아지는 비를 다 맞고서라도
마음이 착하고 고운
그대를 만나러 달려가고 싶다
출근길, 갑자기 쏟아져 내리는 비를 건물 처마 밑에서 잠시 피했다.
오고 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드는 생각.
'모두 바쁘군.'
비는 그칠 줄 몰랐다.
천천히 다시 길을 가려는데, 건너편에 여자가 보였다.
내리는 비를 우산으로 가리고 진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여자.
잔잔한 음악 속에 빠져 든 모습.
'모두가 바쁜 것은 아니군.'
비를 대하는 모두의 마음은 다르다.
나는 어떤 마음일까?
살짝 엇나가려는 마음 바로 잡고서 발걸음을 옮겼다.
회사가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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