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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건강

비에 관한 시 모음/ 강은교 "빗방울 하나가"/ 목필균 "소나기"/ 이창훈 "폭우"/ 용혜원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by 휴식맨 2023.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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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 계절인가 보다.

매일 비가 내린다.

일기예보는 필요치 않다.

느닷없이 내리는 비에 깜짝 놀라는 사람들.

그러려니, 우산을 여유롭게 펴는 사람들.

비는 그렇게, 모두에게 내리고 있다.

 

오늘은 비에 관한 시를 소개한다.

■비에 관한 시 모음

 

빗방울 하나가

 

- 강은교

 

창에 어린 빗방울들

 

무엇인가 창문을 두드린다

놀라서 소리나는 쪽을 바라본다

빗방울 하나가 서 있다가 쪼르르 떨어져 내린다

 

우리는 언제나 두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이 창이든, 어둠이든

또는 별이든

 

 

 

소나기

 

- 목필균

 

소나기를 맞고 있는 여자

 

언제 누가 내게 

이렇게 시원한 발자국을 남겼으리

 

선 채로 거센 빗발에

온전히 젖다 보면

다 풀어져 버릴 두루마리 같은 상념들

 

확실한 흔적

목줄기까지 젖어오는 내 안의 그리움들

떠내려간 하루는 오히려 짧다

 

 

 

폭우

 

- 이창훈

 

폭우를 맞고 있는 여자

 

지금껏

나의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

 

서서히

젖을 새도 없이 젖어

 

세상 한 귀퉁이 한 뼘

처마에 쭈그려 앉아

 

물 먹은 성냥에

우울한 불을 당기며

 

네가 그치기만을

기다리던,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 용혜원

 

빗속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자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사랑에 더 목마르다

 

온몸에 그리움이 흘러내려

그대에게 떠내려가고 싶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그리움이

구름처럼 몰려와

내 마음에 보고픔을 쏟아놓는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온몸에 쏟아지는 비를 다 맞고서라도

마음이 착하고 고운

그대를 만나러 달려가고 싶다

 

 


출근길, 갑자기 쏟아져 내리는 비를 건물 처마 밑에서 잠시 피했다.

오고 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드는 생각.

 

'모두 바쁘군.'

 

비는 그칠 줄 몰랐다.

천천히 다시 길을 가려는데, 건너편에 여자가 보였다.

내리는 비를 우산으로 가리고 진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여자.

잔잔한 음악 속에 빠져 든 모습.

 

'모두가 바쁜 것은 아니군.'

 

비를 대하는 모두의 마음은 다르다.

나는 어떤 마음일까?

살짝 엇나가려는 마음 바로 잡고서 발걸음을 옮겼다.

회사가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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