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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건강

9월의 시 모음/ 나태주 '9월이' 이외수 '9월' 임영준 '9월이 오면' 정연복 '9월 첫날의 시' 조미경 '9월의 아침'

by 휴식맨 2023.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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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빠르다.

참 빠르다. 벌써 9월이라니.

하루가 길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한달이 짧고 일년조차도 짧다.

그런 나이인가 보다.

오늘은 9월의 좋은 시를 모아보았다.

■9월의 좋은 시 모음

9월이

 

- 나태주

사과를 앞에 두고 턱을 괴고 있는 여자

9월이

지구의 북반구 위에

머물러 있는 동안

사과는 사과나무 가지 위에서 익고

대추는 대추나무 가지 위에서 익고

너는

내 가슴속에 들어와 익는다

 

9월이

지구의 북반구 위에서

서서히 물러가는 동안

사과는

사과나무 가지를 떠나야 하고

너는

내 가슴속을 떠나야 한다

 

 

9월

 

- 이외수

파란 하늘에 작고 하얀 구름들

가을이 오면

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

간이역 투명한 햇살 속에서

잘디잔 이파리마다 황금빛 몸살을 앓는

탱자나무 울타리

기다림은 사랑보다 더 깊은 아픔으로 밀려드나니

그대 이름 지우고

종일토록 내 마음 눈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구름 한 자락으로나 걸어 두겠네

 

 

9월이 오면

 

- 임영준

그리운 그녀가 턱을 괴고 있다

되돌릴 수 있을까

동구 밖 웅크린 그리움을

 

뜨거운 열정의 밤은

종적도 없이 사라지는데

 

내내 시름하던 추억들이

잘 영글어갈 수 있을까

 

9월이 오면 우리

보다 깊이 스며들 수 있을까

 

 

 

9월 첫날의 시

 

- 정연복

코스모스와 노랗게 물들어가는 들녘의 풍경

어제까지는 일렁이는

초록 물결인 줄만 알았는데

 

오늘은 누런 잎들이

간간히 눈에 띈다.

 

쉼 없이 흐르는

세월의 강물 따라

 

늘 그렇듯 단 하루가

지나갔을 뿐인데.

 

하룻밤 새 성큼

가을을 데리고 온

 

9월의 신비한 힘이

문득 느껴진다.

 

 

 

9월의 아침

 

- 조미경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는 여자의 모습

향긋한 커피 한잔을 타서

볕이 잘 드는 창가에 앉아

푸른 산을 바라보며

 

이른 아침의 고요함을 느껴 본다

 

푸른 산에서는

산새들 소리 요란하고

하늘에는 흰 구름이 두둥실

땅에서는 가을의 서늘함

 

달콤한 빵 한 조각에

고운 미소가 흐르고

슬며시 황홀한 기분에

행복한 마음이 된다

 

9월의 아침은 싱그러움이 넘치고

입가에 맛있는 음악이 흐르고

음악처럼 아름다운 선율에

 

오늘 하루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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