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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건강

8월의 좋은 시 모음/ 이정순 "8월의 여름"/ 이채 "8월에 꿈꾸는 사랑"/ 오세영 "8월의 시"

by 휴식맨 2023.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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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중앙.

여름을 대표하는 달, 8월.

오늘은 8월을 노래한 시, 3편을 소개한다.

 

■8월의 시 모음

 

8월의 여름

 

- 이정순

수박을 먹고 있는 여자

빠알간 수박이 냄새를 풍기며

접시에 누워있다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이마에 땀방울 맺히는 여름

빠알간 수박이 더위를 식혀준다.

 

매미 소리 귓가에 들리고

뭉게구름 하늘에 떠 있는 날

 

바다가 그리워지는 여름

청포도 주저리주저리 열려

포도 향기 폴폴 나고

 

바지랑대 위 잠자리 꼬리를 치켜세우는

8월의 여름이다

 

 

 

8월에 꿈꾸는 사랑

 

- 이채

해변의 비키니 여인

 

 

여름 하늘은 알 수가 없어라

지나는 소나기를 피할 길 없어

거리의 비가 되었을 때

그 하나의 우산이 간절할 때가 있지

 

여름 해는 길이도 길어라

종일 걸어도

저녁이 멀기만 할 때

그 하나의 그늘이 그리울 때가 있지

 

날은 덥고

이 하루가 버거울 때

이미 강을 건너

산처럼 사는 사람이 부러울 때도 있지

 

그렇다 해도

울지 않는다

결코 눈물 흘리지 않는다

 

오늘은 고달파도

웃을 수 있는 건

내일의 열매를 기억하기 때문이지

 

 

 

8월의 시

 

- 오세영

노을지는 해변에 앉아 있는 여인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 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도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네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 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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