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요즘은 우리말도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모카세?
흑백요리사가 인기를 끌더니, 거기에 나온 요리사 '이모카세'라는 분이 유튜브를 하는 걸 보았다.
다들 그냥 '이모카세', '이모카세'한다.
이거, 일본에서 온 말인데, 알기는 아는 거야?
그때 친한 친구에게서 카톡이 왔다. 같이 술 한잔 하잔다.
그런데 멘트가 이렇다.
"여기 남자 사장님 카세 잘하는 곳이라서"
뭐냐, 이건? '카세' 잘하는 곳이라니.
당연하다는 듯이 쓰는 이 '카세'라는 말.
'맡긴다'는 의미를 담아 쓰이고 있다.
친구가 말한 '사장님 카세'는 안주를 사장님에게 맡긴다는 의미다.
그럼 '카세'는 일본어이고, 의미는 '맡김'일까?
그렇지 않다.
이 말은 일본말 오마카세(おまかせ)에서 왔다.
お+任せ = お任せ
お(오)는 공손한 표현의 접두사이고, 任せ(마카세)는 맡김을 의미한다.
상대방에게 맡김을 공손하게 표현한 말이다.
일본에서 오마카세는 스시나 사시미집에서 주로 사용한다.
계절성 재료를 사용하다 보니, 계절에 따라 맛있는 재료가 다르다. 따라서 요리하는 주방장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 제일 맛있기 때문에 생겨난 메뉴다.
즉, 오마카세 요리는 '주방장에게 맡김 요리'를 뜻한다.
주방장이 직접 제일 맛있는 재료를 선택하여 만드는 메뉴이기에, 그만큼 신선하고 또한 가격이 비싼 편이다.
때문에, 한국에서도 '오마카세'하면 비싼 메뉴라는 인식이 자리 잡혀 있다.
(일본에서는 계절재료가 소진된 경우도 있어서, 그때는 오마카세이지만 가격이 싼 경우도 종종 있다.)
아무튼 이러한 오마카세 요리가 한국에서 언어적인 발전(?)을 하였다.
이모카세, '주방 이모에게 맡김'.
삼촌카세, '주방 삼촌에게 맡김'.
사장님 카세, '주방 사장님께 맡김'.
원래라면 이모마카세, 삼촌마카세, 사장님마카세가 의미적으로 적합하겠지만, 언어는 편한 쪽으로 변하는 것.
편하게 사이의 '마'를 빼고 사용하게 된 것이다.
***
오늘은 '카세'에 대해서 공부해 보았다.
진짜 언어의 홍수 속에서 산다.
변하고 사라지고 또 만들어지는 것이 언어이다 보니,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
물론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함께 살아가려면 공부는 필요하다.
이제 공부했으니, 어디 가서도 '카세'라는 말에 당황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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